“검찰이 정확한 잣대를 갖고 수사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향이 있습니다.”
1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500여명의 신도가 집결한 것으로 알려진 안성의 ‘금수원’은 온종일 긴장감이 나돌았다.
정문 뒤에는 전날부터 있던 신도 50여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 대기 중이었고, 굳게 닫힌 정문 앞에는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경광봉을 들고 일일이 사람을 확인하고, 통제하면서 숨막히는 대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12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유 전 회장을 찾겠다며 방문한 뒤 취재진이 몰려들자 더욱 철저히 외부의 진입을 차단하면서 ‘금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도 A씨는 “금수원은 신도들이 농사를 짓고 성경을 공부하는 삶의 터전”이라며 “현재는 입구를 차단해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지만 원래는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수원 입구는 사람 키 높이만 한 철제 자동 개폐문과 경비초소가 설치됐고, 수시로 취재진과의 대치와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유 전 회장에 대한 소환통보가 알려지면서 모여든 신도들은 이날도 20~60대의 다양한 연령층의 신도가 돗자리와 이불 등의 장비까지 갖춰 쉴틈없이 집결하면서 장기 농성에 대한 대비가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온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구원파 측은 이날 오전 12시쯤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후 2시로 미뤘다가 내부 조율이 안 됐다며 재차 다른 날로 연기했다.
금수원의 ‘기독교복음침례회’ 홍보담당자 조계웅씨는 “검찰에서 막무가내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또 다시 찾아온 탓에 신도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져 이곳을 지키기 위해 모여든 것”이라며 “현재 장남 대균씨는 이 곳에 없는 것이 확실하나 유병언 전 회장의 경우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세월호 참사 원인 수사에 집중해야 할 마당에 특정 종교단체를 탄압하는데 수사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비난의 화살을 검찰에 돌렸다.
/안성=오원석·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