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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패키지 천국

 

패키지 천국

                                                /하종오

옷에 우리는 담겨 있다

집에 우리는 담겨 있다

차에 우리는 담겨 있다

빌딩에 우리는 담겨 있다

도시에 우리는 담겨 있다

담기지 않으면 상품이 아니다

그녀도 육체에 담아서 판다

그도 육체에 담으면 팔린다

담기지 않으면 명품이 아니다

물은 병에 담겨 있다

밥은 통에 담겨 있다

국은 캔에 담겨 있다

찬은 곽에 담겨 있다

약은 팩에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을 담아서

전쟁과 군대와 기업과 국가가

패키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시집 ‘반대쪽 천국’(문학동네)

 



 

담긴다는 것은 주체를 잃는 것이다. 지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에 담겨야 가치를 얻게 되지만 우주에 담겨져 보호 받는 인간이 도리어 인간이 만든 자본이라는 용기에 담긴다는 것은 우주란 절대가치 속에서 들어내어 담겨지는 것과 같다. 가치하락이자 존재감의 상실이다.?무엇에 담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데 그 누군가의 사랑 안에 내가 담긴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하나 패키지를 위하여 담긴다는 것은 패키지 천국이란 것은 패키지 천국이 아니라 자본논리가 지배하는 절망적인 세상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된 세상이다. 늘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예리하게 파헤치면서 각성을 불러일으키면서 다가오는 하종오 시인의 발소리가 위대하게 느껴지고 반갑다.

/김왕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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