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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그리운 시절

 

그리운 시절

                                                   /서영택

담장 널린 햇빛에 홑청이불을 널었다

대문 밖에는 연탄재가 쌓인다



어디선가 된장 끓는 냄새,

좁은 한 뼘 그늘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골목길에

종을 흔들고 회전목마가 왔다

아이를 업은 새댁들 수다가 벌어지는

동네 뉴스 스튜디오

간밤 생긴 일에 손뼉을 치고 듣는

여자들의 어머, 어머 눈동자가 커진다

- 서영택 시집 ‘현동 381번지’ / 한국문연

 



 

골목과 골목이 이어지는 주택가, 대문을 열어놓고 사는 이웃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그곳에서 여자들은 아이를 키워냈다. 골목에 돗자리 펴놓고 반찬 한두 개씩을 가져와 소풍흉내를 내거나 집에 모여 국수를 삶아 먹기도 했다. 골목을 휘돌아 목청을 높이며 아이들은 형과 동생이 되어 잘 놀았다. 회전목마가 오는 날, 아이를 목마에 맡긴 여자들의 수다는 더 길어지기도 했다. 공감의 손뼉을 치며 어머, 어머, 추임새를 넣으며 하하 호호거리던. 지금은 아파트로 변했을 그곳과 희끗한 머리칼에 조금은 고독할지도 모를 그 골목의 여자들, 다시 오지 않을 그리운 시절이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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