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가운데 이번 6·4지방선거의 도교육감 선거는 단일화에서 당락이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4년 전 선거와 판박이 결과가 나온 것으로 이번 선거에서 진보개혁진영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된 이재정 후보의 득표율(5일 오후 4시 기준 개표율 99.94%)은 36.38%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조전혁(26.17%), 김광래(11.31%), 최준영(9.59%), 박용우(9.20%) 후보가 뒤를 이었다.
보수후보 4명의 합산 득표율은 56.4%에 이른다.
여기에다 투표일 전날 사퇴한 한만용 후보의 무효표까지 합치면 60%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9년과 2010년 선거에서도 김상곤 전 교육감이 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해 표가 분산된 보수 성향 후보들을 압도적 표차로 눌렀다.
당시의 학습효과로 이번 선거전은 초반부터 후보 단일화가 최대 관심거리이자 변수였지만 예비후보 4명의 상대로 일찌감치 단일화를 성사시킨 진보진영과 달리, 보수진영은 비공개 물밑 접촉에 의존하며 이합집산과 분열을 거듭했다.
단일화 추진 초기, 난립한 후보들처럼 단일화 주최도 난립했고 뒤늦게 통합을 했지만 단일후보가 내정됐다는 의혹 등 내부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단일화 주최의 몇몇 대표가 경선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조전혁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데 이어 투표 2주를 앞두고 조 후보를 추대하기에 이르렀다.
투표일이 임박하자 몇몇 후보들이 사퇴한데 이어 남은 후보들 간 속고 속이는 네거티브가 극에 달하면서 후보들 간 비난만 남긴 것도 모자라 보수진영 표도 결집시키지 못했다.
개혁적 교육철학의 동질감으로 뭉친 진보진영과 달리 이질적인 교육관과 자기중심적 논리로 얽힌 보수진영의 단일화 해법은 이번에도 숙제로 남았다.
보수 후보의 난립은 선거비용 부담에서도 고스란히 손실을 안겼다.
최준영·박용우 후보는 선거비용의 50%를 보전 받는 유효득표수의 10%도 채우지 못했고 김광래 후보도 20%를 넘기지 못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결국 보수후보끼리 상처만 남기는 ‘출혈경쟁’을 한 셈이다.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 속에 세월호 참사로 선거운동이 중단되고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마저 높아졌다”며 “넓은 선거구에 부족한 조직과 자금력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