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수)

  • 흐림동두천 24.8℃
  • 흐림강릉 29.9℃
  • 서울 26.7℃
  • 구름많음대전 29.4℃
  • 구름많음대구 31.2℃
  • 구름많음울산 29.5℃
  • 흐림광주 27.2℃
  • 구름조금부산 28.3℃
  • 구름많음고창 ℃
  • 흐림제주 35.1℃
  • 흐림강화 24.7℃
  • 흐림보은 28.6℃
  • 흐림금산 29.5℃
  • 흐림강진군 30.3℃
  • 흐림경주시 30.0℃
  • 구름많음거제 26.5℃
기상청 제공

[아침시 산책]검은 사자들

검은 사자들

                                                             /세사르 바예흐

살다 보면 정말 지독한 비운도 있어 … 정말 모를 일!

무슨 신의 증오로부터 오는 벌 같은 재난들 ; 그런

일을 당하면

마치 지금까지의 세상 모든 고통이

웅덩이가 되어 마음에 고이는 듯 … 정말 알 수 없는

<중략>

영혼의 십자가와 그리스도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운명이 저주하는 어떤 귀한 믿음의 깊은 추락,

그럴 때 사람은 … 그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은

비로소 눈을 돌려 바라본다. 등 뒤에서 누가 등을 쳐

그를 깨우치기라도 하듯,

돌아다보는 그 미친 눈길. 거기에는 지금까지 살아왔음이

죄악의 웅덩이처럼 눈길에 멍울져 고인다.



살다 보면 정말 지독한 비운도 있다 … 정말 모를 일!

-세사르 바예호 시집<하얀 돌 위에 검은 돌/고려원 1995>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는 죤 오스본의 희곡이 떠오른다. 스페인인과 페루원주민 간의 혼혈 가문에서 11번째 아이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굶주림과 가난, 원주민에게 가해지는 불의를 직접 목격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는 스페인 파시스트군부의 반란으로 시작된 스페인 내전에도 참여했다. 패배로 얼룩진 그의 삶 자체가 현대사다. 자신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으리라 죄악의 웅덩이처럼 멍울져 고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얼마나 지독한 비운이기에 신의 증오로부터 오는 것일까 살면서 살아가면서 가끔씩 정말 모를 일이 우리를 덮쳐온다. 하지만 그럴까? 정녕 모를 일일까?!

/조길성 시인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