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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지독한 포옹

 

지독한 포옹

/김예강

담쟁이넝쿨 담장을 타오르는 아침

육교 아래 특수학교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버스가 서고 아이들

태워갈 때까지

길에 심어진 아이들 나팔꽃이다

다음 날도 다음 날도

육교 아래

어머니들은 아이와

스쿨버스를 기다린다

타오르는 담쟁이넝쿨

온 몸 해에게 내밀어

오래 X-레이를 찍어댄다

오래오래 벽을 껴안아

벽과 한 몸이 된 담쟁이넝쿨

육교 아래 어머니와 아이

오래오래 껴안고 있다

늘 한 몸이다

-김예강 시집 『고양이의 잠』/작가세계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마도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기다린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라면 분명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존재다. 더군다나 시력이나 청력에 장애가 있다면 그 아이는 ‘벽과 한 몸이 된 담쟁이넝쿨’처럼 누군가에게 착 달라붙어 온 몸을 의지해야만 한다. 버스를 타기 전 어머니와 포옹하고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시인은 벽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담쟁이넝쿨로 묘사하고 있다. 장애 아이와 어머니를 벽과 담쟁이넝쿨의 관계로 치환시키며 포옹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킨 시인의 감성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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