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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맞은 아이들과 손잡고 전시회 피서 떠나볼까?”

주목할만한 -어린이 체험·전시관 2곳

 

‘자연일기’展
식물세밀화가 박신영 작가 참여
직접 그림 그려보는 체험 등 제공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 불러와

‘자연을 닮아 아름다운 지:紙’展
한지 공예가 양상훈 작가 초대
우리전통 한지의 매력 알려줘

‘줌치한지’의 변형 폭 넓게 확인

여름방학이 오면 각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도내에서는 최근 개장한 ‘빛이랑 모래랑’과 ‘콩알콩알 체험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온전히 어린이 관객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둔 관객을 타겟으로 한 전시장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지난해 미술관 내 어린이 미술관을 개관했으며, 오산시의 미술관인 문화공장오산은 지역민의 젊은 연령층에 맞춰 어린이 관객을 위한 전시를 특화하고 있다.

수원미술전시관 분관인 수원시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과 수원시어린이체험미술관은 이에 한발 앞서 개관한 어린이 대상 체험·전시관이다.

두 곳 역시 최근 여름방학 기획전을 내놓았다. 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은 지난해의 ‘자연일기’展을 이었으며,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은 종이를 소재로 하는 ‘자연을 닮아 아름다운 지:紙’展을 열었다.

지난해 ‘자연일기: 우리 손으로 green’展을 개최한 ‘풀잎’은 자연관찰그림에 대한 아이들의 호응과 생태미술체험관의 특성과 부합하는 주제라는 점에서 ‘자연일기’전을 여름기획전으로 구상하고 있다.
 

 

 


체험관이 작은 공원으로 둘러쌓인 만큼 여름이면 무성하게 자란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과도 어울린다. 지난해는 수원의 칠보산에서 ‘도토리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임종길 작가가 참여했으며, 올해는 박신영 작가가 참여했다.

박 작가는 식물세밀화가다. 해당 식물을 자세하게 모사하는 식물세밀화는 그 작업 방식상 예술적인 측면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잎사귀에 난 솜털에서부터 잎 맥 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려내는 식물세밀화는 자연히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일깨우는 작업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꽃 송이를 찬찬히 음미하는 것 이상으로 친밀한 작업인 식물세밀화를 직접 그려보는 체험은 삭막한 도시에서 풀한포기 보기 힘든 보도블럭과 아스팔트길에 둘러쌓인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진짜 푸르름을 알게 하는데 더없이 효과적이다.

박 작가는 작품에 정적인 식물의 모습을 보다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씨앗이 퍼지는 모습이나, 식물 이름의 유래, 식물을 활용한 놀이 등 식물마다의 특징을 함께 그려 넣고 있다.

어려서 샐비어 꽃을 따서 꽁무니에서 꽃 꿀을 빨아보았거나, 손가락을 꾹 누르면 씨앗이 터져 나가는 괭이밥을 가지고 논 일이 있는 세대라면, 부모들에게도 추억거리를 제공해 준다.



올해의 특별기획전 ‘화이트 스펙트럼’으로 종이를 소재로한 작품들은 선보인 수원미술전시관은 아이들에게도 ‘종이’라는 소재의 매력을 전하고 싶은 모양새다.

수원시 어린이미술체험관의 ‘자연을 닮아 아름다운 지:紙’展은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종이 ‘한지’를 작품으로 만나는 전시다.

특히 줌치라는 특유의 전통 한지 공예기법으로 조형작업을 하는 양상훈 작가를 초대한 전시는 한지 특유의 질감을 확실하게 감상할 수 있다.

종이의 남용이 벌목과 연결돼 이면지 활용 운동으로 이어질 만큼, 종이는 환경과 밀접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그 가변성, 그리고 평면적 소재를 입체화하는 작업 방식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닥종이라고도 불리는 한지는 섬유조직을 물에 풀면 적지 않은 접착성이 생기는 특성으로 인형을 만들 만큼 유연하며, 주로 조형에 사용되는 일반 점토와는 다른 ‘결’이 살아있는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줌치는 한지를 오랜 시간 물에 담가 주무르고 두들겨 서로 다른 한지의 섬유가 섞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중적이고 오묘한 색감과 일반 한지에서 볼 수 없는 오톨도톨한 표면을 갖는 줌치 한지는 거칠면서도 포근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양 작가는 이 소재로 어린시절 보았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들을 작품화 하는데 줌치 한지 그대로의 상태에서 시작해 동물의 얼굴과 나비의 날개를 형상화한 평면작품으로, 또 나무 형상의 입체작품까지 줌치한지의 변형을 폭 넓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전시의 장점이다.



개관 이래 꾸준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시를 기획해 온 곳인 만큼 양질의 전시가 자주 열리지만, 양 전시장이 접근성이 약한 것은 매번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은 수원시 장안구의 효행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수원시 어린이 미술체험관은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테크노파크 3층에 자리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된다./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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