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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을 강요하면 더 큰 범죄를 부른다

 

강요된 반성은 더 큰 범죄를 부른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반성의 모순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범죄 심리 전문가로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를 교정지도하며 그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그가 수형자와의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억지로 반성시키면 그들은 더 그릇된 길로 빠지고, 반성을 강요하지 않는 지도가 오히려 진짜 반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

그는 수동적인 반성은 형식에 불과하며, 스스로 반성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망각한 채 가해자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강요된 반성은 겉치례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참담한 심정을 무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죄를 저질렀으니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것도 당연지사다.

저자는 ‘갱생’이라는 시점에서 가해자를 바라본다. 그들은 사회에 나왔을 때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수형자와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해 갱생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저자는 첫 글에서 자신이 교통사고를 낸 후 든 생각을 먼저 기술한다. 온전히 그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였지만 그는 반성보다는 ‘운이 없었다’거나 ‘사후 처리가 귀찮겠다’는 등의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고백한다.

이는 인간이 실수 혹은 잘못을 하고 난 후 갖는 1차적인 생각이다. 사고 후 가해자가 반성을 하는 것은 냉정함을 되찾은 후의 일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의 편에 서서 가해자에게 손가락질하며 그들이 진정으로 반성할 기회를 빼앗는다.

저자는 범죄자도 가해자이기 이전에 피해자라는 점도 강조한다. 그들 대부분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범행을 일으킬 만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나 억압, 무시, 냉대, 원망 등을 쏟아낸 후에야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마주하고 사과와 반성에 진심을 담을 수 있게 된다.

진정한 반성이란 죄를 저지른 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내면을 직시한 결과 자연스레 나오는 죄의식이야말로 진정한 반성이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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