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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눈 흩날리네

 

눈 흩날리네

                                                  -고바야시 잇사

눈 흩날리네

농담도 하지 않는

시나노(信濃) 하늘



雪ちゐやおどけも言へぬ信濃空

-일본 하이쿠선집·오석환 옮김·책세상



 

 

 

계절어는 눈(겨울), 세 살에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된 시인이 나이 오십 넘어 얻은 딸 사토를 잃고 쓴 시이다. 이해 3월에는 이웃의 소년이 물에 빠져 숨졌고 6월에 사토를 잃는다. 7월에는 잇사가 학질을 앓았으며 12월에는 예정했던 여행을 취소하게 된다. 시인의 다른 시 〈죽은 엄마여/바다를 볼 때마다/볼 때마다〉에서 우리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애달픈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끓어오르는 무엇을 가눌 길 없어 웃다가 울다가 문득 농담 한마디 건네지 않는 무심한 하늘을 바라보는 시인의 모습이 뭉클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만큼 더 큰 슬픔이 있을까 아픔으로 사무치는 계절에 바다 건너 옛 시인이 우리를 공감하게 한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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