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7일 강원 철원군 육군 6사단에 근무하는 자신의 장남이 후임병에 대한 가혹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 피해병사와 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관련기사 3면
남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전했다.
남 지사는 “이번 문제로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앞서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남 지사의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 윤 일병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당국이 가혹행위 가해자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나섰던 이달 초까지도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혐의가 알려지면서 파장은 쉽게 수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중부전선 6사단 헌병대는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같은 부대소속 B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남모 상병을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남 상병은 전투화를 신은 상태로 B일병을 차고 욕설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생활관에서 C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군 당국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남 상병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남 상병은 가혹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장난으로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민기자 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