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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미움을 받든 소

 

미움을 받든 소

                          /박흥식



정든 소가 되고 싶다

한낮 한복판

술 뙤약에 익어 흩어지거나

발이 네 개나 되어서

한번씩 쓰러졌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고

많은 것이 떠나갔고 다시

바람속에 나 있을 것이므로

들판을 오롯이 버티다가

미운 소가 되고 싶다

너무 많이 그리워했으니

어쩌면 한낱 티끌에 지나지 않을

 

 

 

    사람을 많이 잃어버리고도

 


           외롭지는 않게

    미움을 받든 소가 되고 싶다

-박흥식 시집 <아흐레 민박집/창작과 비평>


 

해설을 신경숙 소설가의 글로 대신한다. 〈어떤 사람이 이 시를 전화로 읽어주었다. 다 듣고 내가 한 번 더 읽어보라 하였다. 얼마나 많이 그리워해야 잃어버리고 잃어버려도 외롭지 않게 될 수 있을까. 누추함을, 상실을, 소외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며 많이 살아온 사람…. 이 이제 미움까지도 받들며 눈물겨움을 지나가고 있다./신경숙〉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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