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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장 맞아 경기팝스 진화 올해는 나의 세번째 터닝 포인트

 

경기도문화의전당 법인화 10주년
주역 10인 릴레이 인터뷰
최 성 태 경기팝스앙상블 총무




‘소수 정예’

경기도문화의전당 산하 5개 예술단체 중 막내격으로 지난 1999년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로 출발한 경기팝스앙상블(이하 ‘팝스’)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원영조 단장을 필두로 트럼본, 트럼펫, 베이스기타, 드럼, 건반 등 7명의 연주자가 활동하고 있는 경기팝스앙상블은 매혹적인 선율과 파워풀한 리듬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퓨전 음악으로 매년 초청의뢰와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도내 곳곳을 찾고 있다.

“새로운 단장을 맞아 경기팝스앙상블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나의 세번째 터닝포인트.”

올해 8년차로 팝스의 총무를 맡고 있는 드러머 최성태 총무를 만났다.


원영조 단장·연주자 7명 팝스 구성
드러머 8년차… 팝스 총무로 활동



인생의 전환점들

고교시절 친구들 밴드공연 보고 충격
부모 반대 무릅쓰고 음악인의 길 선택
20대 음악적 성장·금전적 고민하다
28살 대학입학… 2007년 팝스 입단


성장하는 경기팝스

문화 불모지 ‘찾아가는 공연’ 큰 의미
돌아가신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에 울컥

 

휴일 빼고 단원들과 생활 팀워크 최상
EBS 촬영 등 팝스 알릴 기회 늘어나
“다음 공연 ‘재즈 디바’ 많은 기대를”




음악과의 만남

최성태 총무가 음악가의 길에 들어선 것은 고등학교 때로 일반적인 사례와 비교해 조금 늦은 시기다.

최 총무는 인하대부속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밴드 공연을 보면서 자신안의 음악적인 부분에 눈을 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철부지였던 것도 같아요. 당시에는 오히려 체육 쪽에 더 소질이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안에 있던 또다른, 음악적인 것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미래에 대한 늦은 목표에 대해 그의 부모는 쉽게 받아 들이지 못했다.

“특히 아버지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결국 합의에 다다른 것이 하고 싶은 일을 하되 집안의 지원은 일체 없을 것이란 것이었습니다.”

이후 최 총무는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대학 축제와 같은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생활비를 벌며 20대를 보냈다.

“음악가를 하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는 아직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던 시절이었어요. 당시만해도 음악가라는 직업에 회의적인 시기 였습니다. 조기교육이나 체계적인 교육은 없었으니까요.”

단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20대를 지냈다는 최 총무는 그것만으로 행복했던, 순수했던 시절이라고 부연했다.



첫번째 터닝 포인트. 생활에 대한 고민과 대학 입학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매진하며 그 것만으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던 최 총무지만 30대가 가까워 지면서 점점 고민이 생긴다.

자신만 생각하기에는 많아진 나이,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최 총무도 점점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꼈다고.

“여기 저기서 공연을 했지만 막상 서른을 바라보게 되니 고민이 많아졌어요. 다른 것 보다도 힘든 부분은 역시 금전적인 부분이었습니다. 10대에는 몰랐던 것을 20대가 지나면서 점차 알게된 거죠.”

그가 금전적인 부분 이상으로 고민했던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음악성에 대한 것이었다.

현장에서 다년간 공연에 나섰지만 더이상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그 답을 찾아 준 것은 역시 먼저 음악계에 뛰어든 선배들의 조언이다.

“제가 대학에 입학한 것이 28살입니다. 그 전에는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있었고요. 그 때 함께 활동하던 선배님들이 권해주시더라구요. ‘네가 더 성장하고 싶다면 대학에 가서 음악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라’ 고요.”

그는 얼마간의 준비를 마치고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그간 현장에서 알게된 내용이 이론을 통해 한층 성장하면서 그는 스스로의 음악적 소양이 한층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그 이후로는 고민이 사라졌어요. 음악을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근본적인 고민을 하던 때였는데 그 생각이 어떻게 하면 음악을 더 잘하게 될 지에 대한 생각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렸죠.”

그는 이 것을 자신의 첫번째 ‘터닝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터닝 포인트.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 입단

그가 자신의 삶에 보다 확고해 지자 그의 두번째 터닝 포인트는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2007년, 우연히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 입단 공고를 발견한 것이다.

“사실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어요. 다만 원하는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죠. 지금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는 생각 뿐이예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든든한 지원 속에서 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표정이 한층 밝아진 그는 “그 때 대학 졸업장을 따두지 않았다면 공고를 보고도 도전 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7년은 현재 ‘아츠해비타트’로 불려지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공연이 ‘모세혈관문화운동’이란 이름으로 한창이던 시기다.

도문화의전당이 진행하는 문화복지 분야의 핵심이기도 한 찾아가는 문화공연 사업은 예술단 누구에게나 가슴 깊이 감동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버지와의 재회,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아마 기자님이 생각하시는 곳 이상으로 많은 곳에서 공연을 했을 거예요.” 찾아가는 공연에 대해 묻자 그가 본말에 앞서 자신있게 말했다.

찾아가는 공연으로 전통시장을 찾기도 하지만 팝스는 기본적인 설비를 갖춘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다. 물론 이는 도문화의전당이 찾아가는 공연 사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로는 무대를 만들 장소조차 없는 곳을 찾기도 해요. 노인정이나 특수한 병원 등을 찾으면 어쿠스틱으로 공연하기도 합니다. 처음 이 곳(당시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에 왔을 때는 모세혈관문화운동으로 문화적인 불모지를 많이 찾았어요. 지금보다 더 열악한 곳도 많았죠.”

힘들었을 시기지만 여전히 그는 힘들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는데 대한 만족감이 더 컸다. 그런 그에게 찾아가는 공연이 더욱 의미를 갖게 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마음 때문인 듯 했다.

“어머니께서 제가 23살때, 군대 있을 때 돌아가셨어요. 옆에 못 있어 드린 것이 항상 가슴에 남아요. 그래선지 어머니 연배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울컥할때가 많아요. ‘지금 살아계셨으면 저분들 연세쯤 되셨을텐데’하고 생각하죠. 자식이 음악하는데 공연을 한번도 못보셨거든요”

최 총무의 아버지가 처음 그의 공연장에 찾아 온 것도 그가 팝스에 입단한 후의 일이다. 2009년, 리듬앙상블이던 시절 제5회 정기공연 ‘보물섬’에 그의 아버지가 처음 공연장을 찾았다.

“진짜 좋아하시더라고요. 미안하다고, 일찍 도와줬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격려도 해주셨어요.”

그가 자신의 선택에 보다 힘을 얻었으리란 것을 그의 표정이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2014년, 경기도문화의전당 법인화 10주년

그리고 팝스

그는 올해의 팝스 앙상블에 대해 “나의 세번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갑작스런 생각은 아니다. 그의 기대는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그리고 각 영역에서 정상의 수준에 올라 있는 단원들과의 호흡이 바탕이다.

“주말이나 휴일 빼고는 단원들이 항상 함께 생활해요.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할 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아웅다웅 정이 많이 들고 팀워크야 당연히 좋아질 수 밖에 없죠.”

무엇보다 지난해 악단장으로 취임, 올해 단장으로 승격한 원영조 단장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수를 유지해 왔지만 그간 손혜리 사장님의 배려로 기획실장님도 오게 돼셨고, 단장님도 올해 악단장에서 정식 단장으로 취임하시면서 팝스가 한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이제 조금이나마 음반작업을 해 볼 만큼 성장했고, 12월에는 팝스가 EBS의 ‘공감’ 촬영도 앞두고 있습니다. 원영조 단장님의 노력과 손혜리 사장님의 그간의 도움으로 내년 그리고 후년에 더 많이 팝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지금이 제 인생의 세번째 터닝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그가 자신있게 소개하는 팝스의 다음 공연은 곧 다가올 경기도문화의전당 10주년 기념 예술단페스티벌의 ‘재즈 디바’ 공연이다. 지난해 ‘라틴 컬쳐’로 감미로운 재즈 선율을 선보인 그와 팝스의 올해 공연 역시 ‘꼭 염두해야할 이벤트’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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