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리
/맹문재
미인들이 모인 회사 ‘미모사’
미인 한 사람 없는
해고 미싱사들의 작업장이었네
지하방에 재봉틀 네 대 들여놓고
하청 일을 했네
주인이 되어
엄격하게 일했네
엄격하게 쉬었네
-맹문재 시집 『기룬 어린 양들』/푸른사상
‘기룬 어린 양들’의 시편들을 읽노라면 마음이 아프다. 소외된 계층들, 일한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몸이 망가지면서까지 과도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한 사람들... 이런 희생의 댓가로 우리가 좀 더 나은 생활을 누리는 것을 부인할 사람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사자후처럼 ‘조선 건국 이래로 우리는 600년 동안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습니다....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아도 모르는 척 고개를 숙이고 외면했습니다...’ 지난 얘기가 아니다. 아직도 밥이나 먹고 사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권력에 순응하며 비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권력에 저항하지 않는 한 이런 세상은 계속되거나 더 강화될 것이다. /성향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