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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영화 제리맥과이어의 “당신은 나를 완벽하게 해”(You complete me)와 이보다 좋을순 없다의 명대사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은 기억에 깊이 각인된 사랑에 관한 0순위 명언이다.

소설가 이화경은 ‘사랑이 없어도 생존에 지장은 없지만, 사랑이 없으면 생존을 가치 있게 만들지 못한다’고 믿는다.

그런 그가 순수와 떨림, 첫 사랑과 영원을 다룬 낭만적인 소설에서부터 불륜과 치정, 간통과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소설 11편을 선정해 사랑 앞에선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백년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77세에 펴낸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아흔살 노인과 열네 살 소녀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책에서 마르케스는 노인의 입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알려준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마르케스의 이 한 마디에 매혹된 저자는 지금까지 읽었던 수많은 연애소설을 다시 꺼내들었고 그 누구보다 사랑 앞에 솔직했던 소설들을 골랐고, 그의 손에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부터 한스 에리히 노삭의 ‘늦어도 11월에는’까지 시대를 불문하고 매혹적인 11권의 사랑 이야기가 들려졌다.

각 소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열애’다. 열병처럼 불시에 찾아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열애’는 사랑을 경험한 뒤 다시는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어떤 상태를 의미한다. 아흔 살이 돼서야 사랑을 깨닫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노인처럼, 금기를 깨고서라도 서로를 갖고 싶었던 ‘테레즈 라캥’의 주인공들처럼, 목숨보다 자존심이 중요했던 여자를 위해 침묵을 지켜준 ‘책 읽어주는 남자’의 소년처럼 말이다.

이 책은 각 소설의 내용 외에도 사랑에 관한 다양한 텍스트들을 담아냈다. ‘열애’라는 주제로 수천 권의 책을 탐독한 저자는 철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 등이 써내려간 사랑과 관련된 담론을 찾아 이 한 권에 녹여내고자 했다.

떠오르는 감정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 현대인들의 병을 치유해주는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 본 사랑의 정의를 함께 담아낸 책은 독자들의 정적 갈증과 지적 갈증을 모두 채워준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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