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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육봉달

 

육봉달

/윤형돈

삶의 그루터기

나무 밑동에 솟는

육중한 봉우리여,

퉁방울 눈의 사내

저잣거리엔 오늘도

육질 좋은 생고기의

입맛이 살아 있고

낙타 등 타고 가는

고단한 사람들에게

은총의 식탁이 내린다.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육봉(肉峰)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왠지 힘이 불끈 솟고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육에 봉이 있다니! 사전식으로 하면 낙타 등에 있는 커다란 혹으로 단봉이나 쌍봉을 가리키지만, 거기에 지방을 저장해 힘을 길러 고단한 인생의 사막을 가는 것에 비유된다.

〈육봉달〉은 현재 진행형으로 수원의 정자사거리에 있는 상호다. 싱싱한 목장의 생고기로 연일 북적대는 사람들의 사람냄새가 물씬하다. 자주 출몰하는 지인들 사이엔 은연중 봉달이란 닉네임이 더 친숙하게 되어, 누구라도 아무 때나 이곳에 오면 행복한 포만감을 거저 한 봉다리 얻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이따금 노래방 테이블에 점프하듯 뛰어올라가 유연한 허리춤으로 뜨겁게 연주하는 봉달이가 환호작약하며 달린다. 우리도 예서 지금 멈출 수가 없다! 수원영화 예술기행 답사로 임원들과 그의 고향 부안엘 다녀온 적이 있다. 구부정한 허리의 기역자 노모님은 새만금이 훤히 내다보이는 언덕에서 농사를 짓고 계셨다 바지락을 캐서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무엇보다 다 죽어가는 지금의 막내아들 봉달이를 당신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살려내신 에미의 극적인 무용담이 우리 일행을 몹시 감동시켰다. 그런 모성애의 기도와 정성이 있는 한 객지의 아들들은 오늘도 무사하다./윤형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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