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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방문객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시집 〈광휘의 속삭임/문학과지성사〉



 

사람과 사람사이에 섬이 있다고, 그 섬에 가고 싶다던 시인이 섬을 떠나 육지로 올라 온 모양이다. 이제 가슴 두근거리며 사람을 만나러 간다. 그러나 그 사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지니고 오나, 부서지기 쉬운 사람이며 그 갈피를 더듬어 온, 바람에 기대어 보고픈 사람이다. 시인은 아직도 사람과 섬 사이에 있다. 어마어마한 가능성은 남겨놓고 있으나 사람의 일생을 온전히 받아 안기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되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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