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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이건청

흙인 나를 밟아다오

아지랑이 언덕을 싸고 도는데

종다리 한 마리 솟구쳐 올라

푸르름 속에 소멸돼 버린다

흙인 나를 밟아다오

사과나무인 그대

뿌리를 내려다오

깊이 깊이 내려다오

내 가슴에 내려다오

깊이 깊이 내려다오

아지랑이 언덕을 싸고 도는데

종다리 한 마리 솟구쳐 올라

푸르름 속에 소멸돼 버린다

뿌리를 내려다오

내 가슴에 내려다오

깊이 깊이 내려다오

흙인 나를 밟아다오

 


 

에덴 동산은 기독교 정신의 궁극적 지향점이며 귀의처이다. 이브는 여성이고 어머니이기도 하다. 여성은 인간의 궁극적 모태인 점에서 대지의 흙이기도 할 것이다. 온갖 생명체가 발딛고 사는 근거지이기도 하고 생명체가 태어나는 발원지이면서 결국은 돌아가 묻힐 귀의처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인간은 어머니의 가슴에서 샘솟는 분비물 속에서 생명의 힘을 나누어 가졌던 것이다. 어머니의 따스한 젖가슴과 자애로운 눈동자를 평생동안 잊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두고두고 어머니 품 안을 그리워하고 그 속에 안기고 싶어하는 본능은 그럼 면에서 파라다이스인 에덴 동산을 그리워하는 본성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박병두 시인·수원영화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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