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길가에 쓰러진 50대 남성이 뇌출혈로 5일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더욱이 '주취자가 있다'는 신고가 3차례 접수돼 파출소 직원이 출동, 보호조치를 했는데도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대응과정의 문제는 없었는지 감찰에도 착수했다.
27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 10분쯤 평택시 오성면 숙성리 한 술집 맞은편 인도 위에 정모(53)씨가 술에 취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파출소 A경사와 B경장은 현장으로 출동해 주취자 보호조치 매뉴얼에 따라 의식 및 부상 여부, 범죄피해 여부 등을 확인했으나 외상 등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귀가를 도우려 신원을 확인하려 했으나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고 정씨가 '내가 알아서 가겠다'며 이름조차 밝히지 않자 A경사 등은 정씨가 명확한 의사표시를 한다고 판단해 자진귀가 조치했다.
그러나 이후 오후 9시 47분과 다음날 오전 2시 25분 두차례 신고가 더 들어왔고, A경사 등은 정씨를 순찰차에 태워 집을 찾아주려 했으나 본인이 거부해 '집에 들어가시라'고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변 상점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고 전했다.
정씨는 결국 22일 오전 10시 13분쯤 한 행인이 신고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진 뒤 뇌출혈 증상을 보이다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숨졌다.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은 최선을 다했다고 하나 이런 사고가 생겨 안타깝다"며 "폭력피해 사실은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주취자 보호조치에 문제는 없었는지 감찰중"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