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수원시가 롯데몰과 애경역사 개점을 앞두고 ‘속도제한’과 ‘일방통행’ 등의 실질적인 대책은 외면한채 주차사전예약제 등의 막무가내 교통수요관리대책 추진으로 실효성 논란과 함께 ‘서울시 베끼기’란 비판(본보 11월 17·24·26·28일자 4·18·19면·인터넷판 보도)이 롯데몰 개점과 함께 현실화되면서 극심한 교통대란 속에 애꿎은 시민들만 희생양으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21일 현장점검을 통해 시 교통부서의 입장을 일축하며 현실성 있는 대책의 조속한 마련을 촉구했지만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데다 난데없이 보도자료를 통해 ‘과선교 개통’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책임회피와 생색내기에만 급급한 ‘탁상행정’이란 비난까지 커지고 있다.
30일 수원시에 따르면 롯데몰 수원점은 지난 27일 수원시 서둔동 옛 KCC공장내 4만3천㎡ 부지에 연면적 23만3천여㎡,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의 백화점, 쇼핑몰, 마트 등 전관을 개관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전날 사전 오픈 행사에서부터 나타난 교통대란은 이날 오전 개점 전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졌고, 주말 내내 인근 지역은 물론 과선교, 수원버스터미널, 화서역, 구도심 등 수원 전역으로 확산됐다.
더욱이 ‘서울시 베끼기’란 비난속에 도입한 ‘주차사전예약제’와 ‘유료주차요금제’ 등의 사실상 실패로 입증된 교통대책의 여파로 인근 주택가와 AK프라자까지 노상주차장을 방불케한데다 크고 작은 다툼까지 발생하면서 애꿎은 시민들만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또 2천300면을 갖춘 롯데몰 주차장이 30% 이상의 공실율을 기록하고, 인근 800면의 유료주차장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면서 시민과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판속에 시 담당부서가 문제 해결은 커녕 ‘예산절감’이란 자화자찬속에 난데없이 보도자료까지 자청해 한달전 개통된 ‘과선교’ 띄우기에 나서면서 책임회피와 생색내기의 구태란 비아냥까지 자초한 상태다.
시민 이모(37·여·용인시 죽전동)씨는 “2시간 넘게 도로에 갇혔다가 막상 주차장 입구에서 예약을 안하면 이용 불가라는 소리에 인근 빌라 주차장에 잠시 차를 댔다가 항의에 곤욕만 치렀다”며 “전면 유료에도 텅빈 주차장을 놔두고 시민만 골탕 먹이는 수원시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부 문모(44·여)씨도 “‘서울시 베끼기’란 지적속에 시장까지 직접 나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는데도 시민들만 변함없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라며 “기업 죽이기도 모자라 시민들까지 희생양으로 삼는 무책임한 뒷북행정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개장한 지 얼마 안 됐고, 주차사전예약제 등의 교통수요관리대책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향후 주차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다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