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술 얻으며
/강규
끝도 없이 허기가 지는 날들
돌아앉으면 생각나는 삼시 끼니때마다
사랑없는 이 허기와 현기 때문에
뱃속 든든해야 뭐든 할수 있다
우선 큰 상심이 없다
아 그러나 이 生存
빈접시 핥는 이 지독한
따박따박 숟갈질 크게 하면서
해질무렵 우리들 제각기 빈 깡통 들고
밥 빌러 나가지만, 실은
하염없이 내 집 창 두드리던
당신 훤칠한
삐삐 마른 허기진 사랑
몇 술 얻으면 살아갑니다.
늦도록 책을 보고 부지런히 움직여, 보고 들어야 할 많은 것들에 이렇게 소박한 욕심이 있는데 몸은 말하지 않는다. 시인의 착잡한 밤을 준비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시선 끝에 매달려오는 밤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시를 훔쳐보게 된다. /박병두(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