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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레몬은 시다

 

레몬은 시다

                                            /함기석

침대 끝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

언어가 알몸으로



빈 컵에서 새가 날아오른다

꽃은 없고



꽃 그림자 속에서

누가

흘러내리는 내 몸을 마시고 있다



취한 밤



레몬은 새처럼 자고

방을 가득 채운 지름 4cm의



노란 공(空)

 


 

나와 레몬, 유기적인 구분 없이 둘은 취한 밤에 놓여있고 방을 가득 채운 레몬의 향기는 언어가 필요 없는 향기로운 대화며, 꽃은 없지만 꽃밭이 펼쳐진다. 노란 공이 알몸으로 밤을 유혹하는….

/김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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