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 (토)

  • 흐림동두천 24.0℃
  • 흐림강릉 27.1℃
  • 서울 25.1℃
  • 대전 22.6℃
  • 대구 23.3℃
  • 울산 22.9℃
  • 광주 23.8℃
  • 부산 22.9℃
  • 흐림고창 25.3℃
  • 제주 28.2℃
  • 흐림강화 23.5℃
  • 흐림보은 22.7℃
  • 흐림금산 22.1℃
  • 흐림강진군 24.5℃
  • 흐림경주시 23.6℃
  • 흐림거제 24.5℃
기상청 제공

[아침시 산책]새벽 5시

새벽 5시

                                           /안혜경

어김없이 새벽은 온다. 그냥 말없이

절망이 우리들의 神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밤엔 많은 피를 흘리고 진창 속에 뒹굴어 나무들조차

손을 내밀지 않고 질식시키려 했는데



마술에 걸린 이 아침, 커피는 더욱 갈증을 일으키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날 그날에 감금당한 우리는 창밖의 일을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구름의 부호도 읽지 못한다.

그런데도 새벽은 찾아오다니, 발자국 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우리의 심장은 수수께끼로 가득 차있고, 손을 내미는 순간

손목은 잘리고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못한다.

다시 어둠이 오고 우리는 잠들고 다시 새벽은 오고.

 


 

끝없는 갈증, 무엇에 대한 목마름인지 정확하게 규명되지도 않는, 그러면서도 등 뒤에 찰거머리처럼 붙어 늘 시달리게 만드는 시인의 화자는 착잡한 모양이다. 일상생활의 고달픈 하루의 일기 같은 시에서 1년이 가도 5년이 가도 늘 변함없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시인은 무슨 말을 해 보고 싶은 것일까?희망은 다만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끝없이 속이고 결국에는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그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는 것을.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