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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즐거운 세일

 

즐거운 세일

                                        /조재형

오늘 나는 임의로 제출되었다

하지만 누구도 나를 펼쳐 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반품되는 중이다

표준 어법으로 억양을 각색했던 바

원산지 표시에 하자가 드러난 것

내가 이 가문의 재고품이 된 지는 오래

식구들은 밤새 나를 재포장할 것이다

내일 다시 신품인 듯 납품을 시도하겠지

따뜻한 배후가 되어 주겠지

화살기도로 엄호해 주겠지

또한 이렇게 외쳐 주지 않겠어?

대박이 아니라도 좋아,

반품이 되어도 좋아,

바겐세일만은 사양해!

-아라문학 5호에서

 


 

사람을 상품과 비교가 가능하다면 대부분의 중년은 아마도 신품이란 애초에 틀린 일로 보아야 한다. 세일을 통해서라도 상품화가 가능하다면 그것도 축복이다. 영락없이 반품이다. 버려진 존재라는 생각에 미치면 참을 수 없는 허무가 밀려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고목나무에서도 꽃이 핀다 했던가. 열심히 꽃이라도 피울 일이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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