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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 밖에 없는 북녘땅… 평화통일 생각 절로 나네

 

 

 

김포 숲길이라고도 불리는 조강 철책길
북한과 가장 인접 민간인 통제구역 많은 구간
조강포구에서 철책 너머로 북녘 관찰 가능
민통선 조강리마을 가을 황금들녘이 장관

김포 손돌목은 우리나라 바닷길 중 험로로 유명
평시엔 세곡운반 뱃길, 전시엔 방어진지로 사용
이 지역 해안지대 연결한 성채가 ‘문수산성’
병인양요 때 파괴된 성벽 4㎞ 아직도 복원 안돼

한국전쟁 동족상잔의 애환이 담긴 월곶면
김포국제조각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통일’ 주제로 전시된 조각작품 30여점 눈길



우리나라 민족을 일컬어 백의(白衣)민족이라 부른다. 흰옷을 입고 흰색을 숭상한 오랜 전통에서 유래됐다. 이 백의에는 순수와 청결, 더러움을 싫어하는 우리민족의 자존심이 담겨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흰옷이 조선인의 자주성을 나타내는 항일 정신의 상징으로까지 부각되기도 했다. 예의가 바르다 해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기도 했다. 공자의 7대손 공빈(孔斌)이 우리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쓴 ‘동이열전(東夷列傳)’을 보면 “그 나라는 비록 크지만 남의 나라를 업신여기지 않았고, 그 나라의 군대는 비록 강했지만 남의 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는 전쟁과 땔래야 땔 수 없다. 정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외세 침략을 받았다. 특히 주권을 빼앗겼던 일제강점기나 6·25는 우리민족 전쟁 역사 가운데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다. 평화누리길 2코스인 조강 철책길은 이 같은 우리민족의 전쟁사와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 예술과 역사,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조강 철책길

평화누리길 2코스는 문수산성 남문에서 시작하는 조강 철책길이다. 김포 숲길이라고도 불린다.

김포의 가장 높은 명산인 문수산을 거쳐 민통선 마을인 조강리 마을을 지나 애기봉 입구로 이어진다. 총 8㎞ 코스로 이 길을 걷는데 3시간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북한과 가장 인접한 구간으로 민간인 통제구역이 많은 구간이며 북녘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문수산을 걷다 보면 유명 작가의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김포국제조각공원과 만나게 된다.

또 긴장감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간직한 민통선 마을인 조강리 마을도 볼 수 있다. 조강리 마을은 가을에 펼쳐지는 황금들녘이 장관이다.

바로 이 곳 조강포구에서 철책 너머로 북녘 관찰이 가능하다.

이 곳은 지금은 들어설 수 없으나 옛 서해 뱃길과 개성을 잇는 요충지로 뱃사람들을 위한 경제활동이 왕성했던 곳이다.

고려와 조선시대 충청도, 전라도 등지에서 올라오는 세곡선과 물자를 실은 선박들이 개성과 한양으로 가기 위해 거쳐가던 곳으로 수로교통의 요충지이자 서해안 특산물 집산지였다.
 

 

 

 

 


■ 교통, 군사적 요충지 문수산성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이끈 곳이 울돌목이다. 전남 해남군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의 좁은 해로로 남해와 서해의 바닷물이 들락거리며 일으키는 거센 조류가 명량대첩을 가능케 했다.

울돌목과 함께 우리나라 바닷길 가장 험난한 4대 험로가 심청이가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졌다는 황해도 인당수, 충남 태안 안흥량, 김포 손돌목이다.

이 가운데 손돌목과 안흥량은 세금으로 거둔 곡식 등을 서울(개경·한양)로 운반하는 뱃길로 2대 험로로 따로 구분됐다.

특히 손돌목은 세곡을 서울로 운반하는 조선시대 조운선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해역으로 김포시와 인천 강화군 사이 남북 방향으로 흐르는 강화해협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해동지도에도 거론되는 손돌목은 난파 위험 지역으로 태조 4년(1395년)에 조운선 16척, 태종 3년(1403년)에 30척, 태종 14년(1414)에 60척이 각각 침몰한 기록이 남아있다.

개항기 때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1871년)를 치르기도 했다.

평시에는 세곡을 운반하는 뱃길로, 전시에는 적을 방어하는 진지로 사용된 셈이다.

이 지역 해안지대를 연결한 성채가 바로 문수산성이다.

사적 제139호인 이 성은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 입구를 지키는 성으로 조선 숙종 20년(1694)에 축성, 순조 12년(1812)에 대대적으로 중수돼 다듬은 돌로 견고하게 쌓은 뒤 그 위에 여장을 둘렀다.

당시 성문으로 취예루·공해루 등 3개의 문루와 3개의 암문(누각이 없이 적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앉은 성문터)이 있었다. 이 가운데 취예루는 갑곶진과 마주보는 해안에 있었으며 강화에서 육지로 나오는 관문 구실을 했다.

프랑스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른 병인양요 때 해안쪽의 성벽과 문루가 모두 파괴됐고, 지금은 마을이 돼 있다.

성의 총 길이 6㎞ 가운데 현재 4㎞가 복원되지 못했다.



■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김포국제조각공원

김포국제조각공원은 민족분단의 현장인 월곶면에 조성됐다. 지난 1998년 문을 열어 현재 김포의 명소가 됐다.

월곶면은 한국전쟁 당시 서부전선 최전방으로 동족상잔의 애환이 통곡의 울음소리로 서려 있는 곳이다.

특히 애기봉에서 북녘땅까지의 거리는 1.8㎞ 뿐이 되지 않는다.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이곳에서는 밤과 낮, 하루를 간격으로 남과 북을 달리하는 전투가 되풀이 됐다. 어제는 북녘 군대가, 오늘은 남녘 군대가 주인이 되면서 그야말로 온통 피의 격전장이 됐다.

이를 기리듯 이 공원에 조성된 작품들은 ‘통일’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안셀모, 미국의 솔 레위트, 프랑스의 다니엘 뷰렌 등 세계 미술무대를 이끄는 도시환경 조각가들의 작품과 제주대 김방희 교수의 작품 등 30여점의 국내외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작품들은 2㎞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자연과 어우러져 배치돼 있으며 주변에는 야생화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삼림욕도 겸할 수 있다.

공원 내에는 길이 120m, 폭 30m의 성인용 슬로프와 어린이용 슬로프가 각각 설치돼 있어 2천명이 동시에 여름철에는 물썰매를, 겨울철에는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야외수영장이 설치돼 있어 물놀이도 가능하다.



▶ 교통편

- 버 스 : 인천터미널, 환승버스 70번

- 지하철 : 지하철5호선 송정역, 환승버스 8·9번

지하철3호선 마두역, 환승버스 96번

지하철1호선 영등포역, 환승버스 88번

- 자가용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나들목~48번국도

60분 소요

2코스 조강 철책길 (문수산성 남문~애기봉 입구)

/안경환기자 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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