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 (토)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그냥

/이형우

차 몰고 열심히 가다가 문득

스친 꽃가게 풍경이 다시 떠올라

십 리쯤은 되달려 가서 만든

장미 한 다발

흑장미에서 백장미까지 형형색색 다 만나

한 움큼 손 꽃밭 일구어서

맨 먼저 만나는 여인에게 주고 싶어

그냥



-이형우 시집 〈착각〉, 시인동네 2014년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가는 일. 삶이 그런 것이라고 하자.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실하게…. 그 목적지란 무엇인가. 놀랍게도 죽음이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날마다 성실하게 달려가고 있다. 기다리고 있을 죽음을 생각한다면 덜 열심히, 덜 빠르게 달려갈 일이다. 그러니 한 번쯤, 왔던 길을 ‘그냥’ 되돌아가는 일탈의 묘미! 장미 한 다발 사서 맨 먼저 만나는 모르는 여인에게 ‘그냥’ 주는 것. 삶의 여정에서 스스로 설레는 순간들을 만드는 것. 분명한 것들만이 삶의 요소가 아니듯이 더러는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꽃을 건네는 행위. 그래서 삶이 덜 쓸쓸하다면. /이미산 시인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