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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차마 말할 수 없었다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함민복

살며 풀어놓았던 말

연기라

거두어 들이는가

입가 쪼글쪼글한

주름의 힘으로

눈 지그시 감고

영혼의 뜸을 뜨고 있는

노파에게

거기는 금연구역이라고

-- 함민복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창비 2013. 2

 





 

 

 

집안에서 피우는 담배 냄새가 이웃집으로 넘어가지 않 게 주의하라는 아파트 관리실 안내방송이 있었다. 요즈음이야 누구나 담배 피우는 일을 함부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베란다에 매달려 담배를 피우는 간 큰 사람들도 없다. 식구들 눈총에도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예민한 촉각에 주의해야 하는 사람살이가 너무 팍팍하다 싶었다. 제 집에서조차 할 수 없는 일들만 늘어가는 것이 아닌지. 건강을 해치는 일을 삼가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고 그것이 남에게 해를 입혀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혹자에게는 정말 깊은 위로를 받을 수도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영혼의 뜸을 뜨는 노파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말이다.

/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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