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개구리
/김일영
창자가 흘러나온 개구리를 던져놓으면
헤엄쳐 간다
오후의 바다를 향해
목숨을 질질 흘리면서
알 수 없는 순간이
모든 것을 압수해갈 때 까지
볼품없는 앞발의 힘으로
악몽 속을 허우적거리며
남은 몸이 악몽인 듯 간다
잘들 살아보라는 듯 힐끔거리며 간다
다리를 구워 먹으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도시로 헤엄쳐 갔다
우리는 어릴 때 개구리 뒷다리를 몸통에서 떼어내며 이미 내일을 내다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애써 외면하고 살아온 것이다. 허리가 잘린 줄도 모르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헤엄쳐 온 것이다. 어디에 다다를 것인가. 가도 가도 보이는 건 바다뿐이다. 살아도살아도 목숨을 질질 흘리며 건너는 건 악몽의 바다뿐, 잠시 기쁜 날도 있겠으나 우리가 구워먹은 다리들이 우리의 다리였다는 걸 모든 것이 압수될 때까지 모를 것이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