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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어떤 내재율

어떤 내재율

                                                                                      /김선재

이제, 헤어질 시간이라고 힘주어 말한 사람은 없었다 다만 긴 계

절을 통과했던 열차를 타고 다시 새로운 계절을 지나갈 뿐 그 밖의

사실은 모두 무익한 일 그것이 이별의 내재율?



구구단을 외워볼까?

오래된 리듬을 더듬으며?

헛된 수에 기대볼까?



곧, 목소리를 낮추고 조도를 맞춘 낯빛으로 누군가는 실패한 소망

을 쥐고 누군가는 새로운 소망을 품고 네가 사라진 방향에서 내가

돌아와 누군가를 버리고 간 노트에 적는다?



익명이 될 것?

날아간 새처럼?

바람 없는 숲처럼?

고요해질 것?

달아난 이름을 쫓아?

그리 멀리 가지 말 것?

늙은 이끼처럼?

어제보다 파래질 것?

그리고 맨 마지막까지?



돌아보지 말 것?

뒤돌아보지 않을 것

-계간 〈시와 사람〉 2013년 가을호



 

이제 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만남도 헤어짐도 부단한 변화의 움직임인 것, 공원 끝에 서있는 소크라테스들, 단풍잎 내려놓고 익명이 되는 중이다, 고요한 숲이 되는 중이다, 떨어진 잎들을 그리워하지 말 것, 어제보다 고독해질 것, 겨울을 견딜 것,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중이다, 저녁 어스름 속, 어둠이 밝히는 빛의 뒷면을 보기위해, 밤의 밑바닥까지 내려간다, 진정한 나를 만나 함께 돌아올 것, 있는 그대로 충만해질 것이다, 바람이 분다, 가지가 흔들린다, 변화의 물살에, 떠날 것은 떠나고 남을 것은 남아 또 나무답게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신명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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