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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은행을 줍는 노인

 

은행을 줍는 노인

                                     /배홍배

노인은 은행을 줍고 있었다

희미한 눈으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은행 알들



노인은 빈자리를 더듬었다

더듬다가, 손가락으로 땅을 후볐다



들여다보면서 후벼 팠다



헛것을 만지는 눈빛이 뭉툭

닳아 패인



동그란 구멍



그렁그렁, 은행알들이 고였다

-배홍배 시집 『바람의 색깔』/시산맥사




 

 

 

가로수 아래 은행 알을 줍는 노인들… 흔하게 목격되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 할 일없이 은행을 주우러 다니지는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노인들의 몫이 된 것 같다. 언뜻 뉴스에선 노인 일자리 정책으로 시에서 운영하는 노인들의 소일거리라고도 한다. 방치하다보면 행인들이 밟아 짓이겨진 은행알들이 거리를 지저분하게 하고 은행 알의 지독한 똥냄새로 더러 사람들의 인상이 일그러지기도 한다. 그렇게 모은 은행은 노인 복지관에 기증한다고 하고 노인들의 질병인 가래 기침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식품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시력이 약한 노인은 ‘동그란 구멍’에 그렇게 은행 알들을 힘겹게 모으고 있는 중이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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