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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어머니가 가볍다

 

어머니가 가볍다

                                                   /이승하



아이고ㅡ

어머니는 이 한마디를 하고

내 등에 업히셨다



경의선도 복구공사가 한창인데

성당 가는 길에 넘어져

허리를 다치신 어머니

받내는 동안 이렇게 작아진



어머니의 몸 업고 보니

가볍다 뜻밖에도 딱딱하다

이제 보니 승하가 장골이네

내 아픈 나를 업고 그때……

어무이, 그 얘기 좀 고만 하소



똥오줌 누고 싶을 때 못 눠

물기 기름기 다 빠진 70년 세월 업으니

내 등이 금방 따뜻해진다

-시집 『뼈아픈 별을 찾아서』

 

나는 작년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아버지 어머니가 없으니 작년부터 천애고아다. 세상 비좁게 사는 나를 위해 어머니는 세상 모서리를 내게 내준다고 세상을 등졌다. 대신 어머니에게 내가 내준 자리는 경주 법화세계라는 추모관의 작은 수족관 같은 공간이다. 어머니가 가벼워지는 것도 부모라는 짐의 무게를 들어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안다. 끝끝내 자식 수발만 드는 어머니의 사랑이 절절이 끓는 시다. 이승하 시인이 내게 귀엣말을 해 온 적이 있다. 동병상련이라는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이 설탕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삶의 질곡에서 건져 올린 좋은 시를 보여주는 시인이 내내 존경스럽고 고맙다. /김왕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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