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8.7℃
  • 흐림강릉 34.2℃
  • 흐림서울 30.3℃
  • 구름많음대전 32.3℃
  • 구름많음대구 33.9℃
  • 맑음울산 31.5℃
  • 구름조금광주 30.8℃
  • 맑음부산 30.7℃
  • 구름조금고창 31.7℃
  • 맑음제주 31.8℃
  • 구름많음강화 27.8℃
  • 구름많음보은 32.1℃
  • 구름많음금산 31.5℃
  • 맑음강진군 31.0℃
  • 구름조금경주시 33.6℃
  • 구름조금거제 29.2℃
기상청 제공

한국, 반도체 등 6108개 품목 ‘관세 만리장성’ 허물었다

발효 앞둔 한중FTA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정식 서명이 지난 1일 이뤄졌다.

양국이 지난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이로써 한·중 FTA는 국회 비준동의 절차만 남겨뒀다.

정부는 국회 비준 동의안 절차를 거쳐 연내 발효를 목표로 삼았다.

FTA는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를 내주는 양자 간 협상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국내총생산(GDP) 12조 달러 규모의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다.

양국의 경제권 결성이 몰고 올 기대가 큰 만큼 우려 역시 적지 않다.

한·중 FTA 체결을 통해 다가올 기회는 어떤 것이며, 대비해야 할 충격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韓 품목, 51.9% 관세 철폐
中 품목, 20.1% 무관세

발효 땐 연 87억달러 해당
수출품목 관세 즉시 철폐

개성공단·생활가전 ‘수혜’
밭작물·곡물·사료는 ‘타격’



발효와 동시에 무엇이 개방되나

이번 한·중 FTA의 협상 범위는 상품·서비스무역, 투자, 금융 등을 포함한 17개 영역이다.

이 가운데 일부 품목은 한·중 FTA 발효와 동시에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품목(1만2천232개)의 51.9%인 6천108개의 관세가 사라진다.

중국 측은 8천194개의 품목 가운데 20.1%인 1천649개에 곧바로 무관세가 적용된다.

무관세가 적용되는 우리나라 공산품으로는 메모리반도체와 휴대용 컴퓨터, 중후판 등이다.

중국 측은 현재 4%의 관세가 부과되는 고주파 의료기기를 비롯해 변압기(5%), 건축용 목제품(4%), 플라스틱 금형(5%), 밸브 부품(8%), 스위치 부품(7%), 견사·마사(6%), 항공 등유(9%), L형강(3%) 등이 무관세로 변경된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자동차의 경우 양국 모두 개방에서 제외됐다.

농수산물분야에서 한국 측은 번식용 가축(소·오리·돼지 등)과 토마토·양배추·무 종자 등이 즉시 개방된다.

쌀과 쌀 관련 제품은 협정대상에서 배제됐고, 소·돼지·닭·오리를 비롯해 사과·배·포도·딸기 등 국내 주요 농축산품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중국은 사료용 잼·과실젤리, 채소 종자 등의 관세가 즉기 철폐된다.

냉동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사과, 배, 포도 등은 10년 내에 시장이 개방된다.

FTA 발효 시 개성공단 제품도 ‘Made in Korea’

한·중 FTA 발효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관세 철폐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우선 연간 87억달러에 해당하는 수출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발효 10년 이내에는 458억달러 규모의 수출 물품에 무관세가 적용돼 대(對)중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문별로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이미 무관세로 수혜가 크지 않지만 양국 간 교역량 증가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여러 품목 중 진공청소기·전기밥솥·전자레인지·전기담요 등 생활가전은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

10년 이내 단계적 관세 철폐 품목이지만 현 관세율이 10~16%에 달해 매년 20%를 밑도는 성장세인 중국 생활가전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10년 이내 관세가 철폐되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급속한 중국 업계의 기술 성장세로 시장 개발에 따른 호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개성공단도 수혜를 입게 된다.

의류, 신발, 밥솥 등 개성공단에서 만든 310여개의 제품이 역외가공지역 생산품으로 인정돼 ‘Made in Korea’라는 한국산 표시를 달고 중국 수출이 가능하게 된다.

또 현재 관세율이 25%인 편물제로 만든 남성용 양복을 비롯해 모터사이클의 부속품(30%), 전기가열식 이용 기기(35%) 등의 개성공단 생산 제품들도 관세혜택을 통한 가격 경쟁력 상승이 기대된다.

밭작물과 식품, 사료 시장 타격 불가피

한·중 양국이 협상을 한 농수산물은 총 1천611개 품목이다. 이중 전체의 34%인 581개 품목이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식용대두·참깨·팥·보리 등의 품목은 수입물량에 따라 3천톤(t)에서 최대 2만4천톤(t)까지 저율할당관세(TRQ)를 제공하기로 했다.

개별적으로는 쌀을 비롯해 쇠고기·돼지고기 등 육류와 사과·감귤 등 과일류, 조기·갈치 등의 수산물이 한·중 FTA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추와 마늘, 양파 등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들도 개방 리스트에서 빠졌다.

그러나 무 등의 밭작물과 토마토, 김치, 가공식품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곡물과 사료 시장도 충격이 예상된다.

종자용 옥수수의 관세가 10년 내에 328%에서 130%로 낮아지고, 사료도 20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동물성 생산품과 밀가루전분, 동식물성유지 등 반가공농산물(90%), 가공농산물(20%)의 관세가 점차 폐지된다.

/홍성민기자 hsm@

 

 

■ 용어설명: ▲SSG(특별세이프가드), 관세철폐 이후 수입이 급증할 경우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취하는 긴급수입제한 조치.▲ASG, 농산물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 ▲TRQ(저율할당관세), 수입물량이 일정수준을 넘어가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