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178번 확진 환자로 발표된 김모(29)씨의 감염경로와 이동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병원 밖 감염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평택시 메르스비상대책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8∼29일 평택성모병원 7층 병동에 입원했다가 평택박애병원으로 이송돼 지난 6일까지 있었던 아버지(62)를 병간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아버지는 지난 6일 간암으로 사망했으며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책단 관계자는 “김씨 아버지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최종 확진은 받지 못했다”며 “일단 김씨가 아버지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도 김씨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5.29~6.6)한 환자의 가족’이라고 밝혀 대책단의 발표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평택박애병원 관계자는 “김씨 아버지가 2차례 메르스 음성이 나왔고 의심증세도 전혀 없었다”며 “김씨 아버지에게서 감염됐다면 우리 병원 의료진도 감염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16일 증상발현 이후 21일까지 엿새 동안 정상생활을 했는데 보건당국은 이 기간의 행적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휴대전화조사와 진료기록조사 등을 통해 평택박애병원을 3차례, 평택새우리의원을 2차례 찾은 것으로 확인됐고, 건설현장에도 하루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김씨 가족, 2개 병의원 의료진, 약국 직원, 직장 동료 등 54명을 격리조치했다.
대책단 관계자는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조사에 비협조적”이라며 “김씨의 동선과 이동수단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격리대상자가 훨씬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 가족은 “보건당국의 조사에 단 한차례도 협조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혹시나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남편이 대중교통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