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궁에 거짓말 드러나
학대 후 욕실에 가둬… 사망
서로 짜고 범행 치밀은폐 시도
폭행·저체온증·굶주림 등
국과수 1차 부검 소견
살인혐의 적용 방안 검토
계모의 학대를 받다 지난달 실종됐던 신원영(7)군이 평택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지난 12일 발견된 가운데 13일 장례를 마치고 오늘 현장 검증에 들어간다.
경찰은 이날 오후 신군의 시신이 암매장 됐던 평택 청북면 야산과 신군의 사망 장소 등에서 살해와 시신 유기에 대한 현장 검증을 벌일 계획이다.
그동안 계모 김모(38)씨와 아버지 신모(38)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신군을 죽이지 않았고 “길에 버렸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자택 CCTV와 신용카드 내역 등을 통해 이들 부부가 이틀 간격으로 야산에 다녀온 사실을 경찰이 추궁하자 이들은 범행을 자백했다.
결국 이들 부부는 지난달 2일 아들이 욕실에서 숨진 것을 확인한 후, 이불에 싸서 열흘 동안 베란다에 방치 한 뒤 청북면의 한 야산에 묻었다고 인정했다.
이들은 또 경찰 수사에 대비해 거짓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치밀하게 은폐를 시도했던 사실도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13일 새벽까지 계모 김씨와 친부 신씨를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여 이들이 꾸몄던 범행 은폐 시도들을 확인했다.
계모 김씨는 지난달 2일 신군이 끝내 숨지자 남편 신씨와 짜고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서로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신군이 굶주린 상태에서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에 시달리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과수 1차 부검 결과, 원영군의 머리부위에선 장기간 폭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고임 현상과 굶주림으로 인한 기아 증상까지 발견됐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부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계모에 대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친부와의 공모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신군은 지난 13일 친어머니 A모(39)씨 등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시립추모공원에 안치됐다.
/평택=오원석·박국원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