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독점사업자인 한국전력이 킬로와트시(kWh)당 84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112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전은 이같은 고마진율로 지난해 무려 1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 도매업자인 민간 발전사들은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거나 적자 수렁에 빠져 대비된다.
14일 전력거래소 및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전기 소매가격(판매단가)은 kWh당 111.57원으로 전년(111.28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반면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한 도매가격인 정산단가는 kWh당 84.05원으로 전년(90.53원) 대비 7.2% 하락했다.
국내 유일의 전력사업자인 한전이 84원이라는 도매가격으로 전기를 사들여 실제 산업계나 일반 가정에는 평균 112원에 팔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한전의 전력판매 마진율은 무려 25%로 2007년(27%) 이후 가장 높았다.
한전에 전기를 판 도매사업자인 민간발전업계의 상황은 다르다.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 SK E&S의 지난해(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30∼50%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1·2위 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생산업자(발전사업자)는 손해를 보는데 중간 유통 및 소매업자(한전)만 배를 불리고 있는 구조 속에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1조3천467억원, 당기순이익 13조4천13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또 역대 최대인 주당 3천100원, 총 2조원에 이르는 금액을 현금배당키로 하는 등 ‘실적파티’를 벌이면서도 정작 전기요금 인하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사들이 최소한의 고정비라도 회수할 수 있도록 용량요금을 현실화와 함께 현재와 같은 불합리한 전력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