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당내분 사태가 격화돼 수도권 총선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도내 양당 후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분사태는 초·재선 및 중진들로 구성된 ‘구당모임’이 당위기 수습을 위해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를 구성키로 했지만, 최병렬 대표가 퇴진에 반발하며 조기 총선 선대위체제 구축을 주장하면서 사태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에 돌입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구당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은 “최 대표의 퇴진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으며, 단지 ‘선 퇴진’과 ‘선의에 의한 퇴진’으로 차이점을 보일 뿐이다”라고 전하며 “최 대표가 상징적으로라도 대표직을 갖는 것도 반대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총선이 점차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로 흘러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 내부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당내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 온 추미애 의원이 “분당 핵심책임자들에 대한 공천 불가”입장을 밝히며 호남 중진들을 정면 겨냥하면서 당내 갈등이 증폭될 조짐이다.
열린우리당은 겉으로는 각 당의 내분과 동요를 이탈층 흡수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심 현 정국상황의 변화가 썩 달갑지 만은 않다는 생각인 듯하다.
우리당은 특히 수도권에서 김성호 쇼크와 송영길 위기, 거기에 김덕배 의원의 불출마 선언 등이 겹치면서 자칫 수도권 전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판세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한나라당의 소장파와 중진들이 최 대표 즉시 퇴진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키로 했지만, ‘최 대표의 정치적 완전 퇴진’을 기정사실화 시키고 전당대회 추진도 계속 논의키로 한데 대해 최 대표측이 정면으로 맞서며 거부의사를 보임에 따라 한나라당의 내홍은 장기적인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당 내분의 와중에 수도권과 충청권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경기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모 후보는 “차라리 당을 바꾸고 싶지만 자칫 철새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이렇게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질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민주당내 소장파와 호남중진간 갈등에서 당의 대주주격인 호남중진들이 일대 반격에 나설 경우 당내 입지가 좁아진 소장파 일부 의원 및 총선 당선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수도권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은 도내 주요 인사의 경우, “이런 정도의 지지율 하락이 지속된다면 아예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나서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좀더 지켜 본 뒤 중대한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한편 지역정가의 모 인사는 “양당의 내홍이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의 총선 판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우리당의 어부지리로 연결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