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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 목숨걸고 타라고요?"

지산스키장 안전사고 무방비

"사람이 죽어나가도 이용객탓만 할겁니까"
하루 1천명 이상의 스키어들이 찾는 대형 스키장이 슬로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빙지점에서 미끄러지거나 충돌해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스키장측이 사고책임을 스키어들의 과실로 돌려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스키시즌만 되면 응급사고로 병원치료를 받는 이용객이 하루 20여명에 이르는데도 관할기관은 스키장에 지도감독을 소홀히 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와 이용객들에 따르면 지난 96년 11월 문을 연 이천시 마장면 소재 지산스키장은 매년 스키시즌(전년도 11월~3월초)이면 하루평균 1천500여명이 찾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따뜻해진 날씨탓에 낮에 녹았던 슬로프가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야간시간대 얼어붙으면서 곳곳에 결빙지점이 생기고 있다.
이때문에 스키어들이 결빙지점에서 미끄러져 넘어 지거나 서로 충돌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스키시즌이면 1주일에 한번씩 스키장을 찾는 스노우보드 경력 4년의 김덕현(23.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씨.
김씨는 지난 17일 지산스키장을 찾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대형 사고를 당했다.
그날 따라 슬로프가 빙판처럼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코스를 내려가던 김씨는 갑자기 앞에 나타난 다른 스키어를 피하려고 황급히 방향을 꺽었다.
순간 김씨는 결빙된 눈표면에 미끄러져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바닥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김씨는 몸의 중심을 완전히 잃은 상태로 얼어붙은 눈표면과 충돌해 잠시 정신을 잃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김씨는 왼팔과 얼굴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혼자 슬로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김씨는 뒤늦게 달려온 안전요원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앰뷸런스에 실려 스키장에서 15km 떨어진 용인 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병원검사 결과 얼굴에 심한 찰과상과 함께 왼쪽팔꿈치 아래뼈가 부러지면서 살갗을 뚫고 나오는 전치 6주 이상의 중상을 입고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4년동안 스노우보드를 탔지만 이번같은 큰 사고를 당하기는 처음이다"며 "눈으로 봐도 빙판이나 다름없는 슬로프때문에 자칫 목숨을 잃을뻔한 사고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고 진저리를 쳤다.
그러나 스키장측은 "김씨가 당한 사고는 시설상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부주의때문으로 병원비나 수술비를 물어줄 수 없다" 고 밝히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50)는 "슬로프 관리를 엉터리로 해 멀쩡한 아들이 반병신이 됐는데도 스키장측은 아들의 부주의로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며 "스키장이 고객안전은 안중에도 없는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스키장측의 업무상 과실책임을 법적 소송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산포레스트 리조트 스키장 장동린(37) 스키패트롤 대장은 "하루 15건에서 30건의 응급사고가 발생하지만 사고의 1차적인 책임은 스키어 본인 과실이다"며 "지금까지 법원 판례를 봐도 스키장 시설결함등의 원인이 아닌 사고는 보상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천시 주민지원과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스키장 개장을 전후해 3~4차례 도와 합동점검을 벌였으나 별다른 지적사항은 없었다"며 "곧바로 현장점검을 벌여 슬로프 관리의 문제가 확인되면 김씨가 피해 보상을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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