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의회가 각종 문화행사에 대한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삭감하거나 추경을 통해 뒤늦게 통과시키는 사례가 이어지자 ‘집행부와 예술단체장 길들이기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평택시와 평시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3월 제181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집행부가 상정한 ‘2016 소사벌예술제’ 예산(도비 20% 보조사업) 9천108만9천원 중 3천만원을 삭감했다.
이 때문에 경기도로부터 삭감된 금액의 20%를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본예산에서도 시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국민속예술축제(10월) 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한 뒤 3월 추경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특히 14억원(국비 7억·도비 4억·시비 3억)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이 축제는 전국 14개 시·도와 이복 5도 등 19개 팀 1천200여명이 출전하는 전국 행사로 평택시가 유치에 공을 들였었다.
만일 당시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시는 행사를 반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시의회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관련 단체나 시 집행부는 ‘시의회가 도를 넘고 있다’는 분위기다.
임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평택지회장은 “소사벌 예술제는 음악·미술·문인 등 평택예총 산하 8개 단체가 함께 하는 행사로 행사 경비만 1억여원에 달하는데 6천만원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며 “도비 보조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시의회가 ‘예술단체 길들이기’를 하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집행부 한 관계자도 “시민이 참여하고 국·도비가 지원되는 문화행사 예산을 의회에서 삭감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명근 의원은 “국·도비 지원사업의 경우 집행부가 보다 치밀하게 설명하고 의회를 설득하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며 “문화·예술 관련 사업 예산을 늘리고 지원을 확대하는데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