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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고 상생의 매점, 9월에 문 열어요”

 

별내고 사회적 협동조합 찾아서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교 매점에서 마을 주민들의 모임이 진행된다. 매점을 찾은 주민들을 위해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솜씨를 발휘해 직접 내린 커피를 제공하고, 주민들은 간식봉사와 생활용품을 나눠주는 등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돕는다. 이 모든 활동은 학생과 주민의 재능기부로 진행된다. 남양주에 위치한 별내고등학교가 꿈꾸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모습이다. 별내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들로 구성된 ‘마을교육경제공동체 별내고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별내고 협동조합)은 마을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삶을 공유하는 공동체 형성에 목표를 두고, 올해부터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마을공동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별내고 협동조합을 찾았다.

올해부터 자체적 협동조합 운영 발족
학교 후문 부근에 매점 조성에 심혈
친환경 먹거리 제공·교육복지 등 나서

매점 의자·책상 기부 등 주민 지원 봇물
수원·하남 등 타지 학교서도 벤치마킹

 


 


별내고 협동조합은 별내고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으로,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의 원활한 소통으로 동네 및 학교발전을 위해 서로 돕고 더 나아가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취지로 조성됐다.

올해 1월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별내고 협동조합은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매점을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 후문 부근에 조성될 예정인 매점은 주 고객인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위해 친환경 및 유기농 제품을 중점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별내고 협동조합의 전반적인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숙 교사는 “학교매점이 올해 2월 계약만료되면서 이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학생들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매점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매점 형성을 위한 준비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매점 설립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는 ‘친환경 먹거리’, ‘학생건강증진사업’, ‘학생교육복지사업’ 등 3개의 사업에 대한 계획을 가다듬고 있다.

학생들이 친환경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유통망을 형성하고, 전문강좌를 통해 바른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이를 습관화 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장학금 지원과 학생들이 보다 더 쾌적한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도 기획됐다.

이와 함께 매점의 활성화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친환경 화장품 등 비누공예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들도 조합내에 SOCG(Social Coperation Group)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자체적인 공모를 통해 매점 이름을 별내에서 온 매점이라는 뜻의 ‘BOM’으로 정하고, 매점의 인테리어에 대한 부분도 직접 선정하는 등 참여열기가 뜨겁다.

또 남양주시에서 시행하는 ‘점프 벼룩시장’에 참가해 시민들에게 마을공동체 형성과 매점에 대한 취지를 알리고, SNS를 통해 협동조합의 활동을 홍보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주민들과 함께 ‘아침밥캠페인’을 실시, 1천명에 달하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등교시간에 맞춰 컵밥을 제공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SOCG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서연(18) 학생은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고3인 시점에서 이같은 활동을 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차다”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또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별내고 사회협동조합의 이러한 활동은 벌써 남양주를 넘어 경기도 전역에 퍼졌다.

특히 수원, 하남 등 5개 중·고등학교가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듣고, 주변을 둘러보기까지 했다.

학생과 마을주민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별내고를 기점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남선 이사장은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에 지역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주민과 학생들의 갈등이 좁혀져 세대의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이 조성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점 조성 시작으로 사업범위 확대 협동조합 발전 본보기 되도록 노력”

백남선 별내고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

“주민자치와 학생자치가 만난 소통 공간이 마련되면 세대 간의 화합이 이뤄진 새로운 공동체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별내고 협동조합 백남선 이사장은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마을공동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인 매점의 공간 조성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백 이사장은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요즘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동료교사와 마을주민 그리고 우리 학생들과 함께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매점조성사업은 이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별내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백 이사장은 별내고 협동조합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됐을 때 우려가 많았다.

30여년의 교직생활에서도 교내에서 협동조직을 운영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었고, 또 교사나 학생들의 반응도 차가울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 이사장은 “학교 자체적으로 사회협동조합을 만들어 이같은 활동을 한다는 것은 10여년전만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경험이 없는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면서도 “예상보다 교사와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사업들도 체계적으로 진행돼 조합 운영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의 지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남양주의 한 제과점은 유기농 빵을 저렴한 가격으로 학교에 제공키로 했고, 매점에 들일 의자와 책상 등을 기부하겠다며 나서는 주민들도 생겼다.

마을과 학교가 하나가 된 공동체 형성에 대해 주민들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 이사장은 “주민들의 참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며 “교사와 학생, 주민 모두가 나서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을공동체에 대한 필요성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학생들과 교사들이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스럽다”며 “이제 막 시작한 활동이지만 매점 조성을 시작으로 점점 그 범위를 넓혀 마을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의 모범사례로 꼽힐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글=조용현기자 cyh3187@
사진=이진우기자 poe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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