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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일원으로 뿌리내리도록 돕는 사람들

자유의 꿈 찾아 의정부로 온 사람들

 

 

북한이탈주민 사회적응력 증진위해
2014년 10월 첫발… 상담 중심 활동

‘따복공동체새싹지원사업’ 통해
道예산 지원으로 이동상담서비스 시작

취업·의료·법률 등 실질적 정보 제공
北음식으로 사회적경제기업 목표도


의정부 탈북자 지원 돕는 두루누리 어깨동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국내 탈북자 수는 59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6%가 증가했다. 현재까지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자 수는 약 2만9천300명으로 오는 9월이나 10월에는 3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늘어가는 탈북자들에 비해 관심은 오히려 멀어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탈북자들을 위한 주거환경조성과 생계유지를 위한 지원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세대가 바뀔수록 북한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부정적인 인식도 강해져 탈북자들의 심리적인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정부에 위치한 ‘두루누리 어깨동무’는 지역내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와 어우르는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두루누리 어깨동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력을 향상시켜 경기도민으로 육성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 10월 첫 모임을 시작, 지역내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상담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루누리 어깨동무 강은희 대표는 “약 3만명에 달하는 남한거주 탈북자 가운데 304명이 의정부에 있다. 이들을 정부와 지자체들이 감싸줘야 할 의무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지원인프라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경기북부 10개 지역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상담사가 3명에 불과하다보니 사실상 관리가 미흡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뜻있는 10명의 회원들이 모여 탈북자들의 생활 복지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구성해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는 데 초점을 맞춰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모임에 대해 설명했다.

 

 

 

 

 

 

약 2년 동안 두루누리 어깨동무는 북한이탈주민 복지에 대한 사회복지사 역량강화교육과 함께 한국탈북민정책지원협회 등 전문기관과의 협약을 체결하며 질적인 상담을 제공키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따복공동체새싹지원사업’을 통해 경기도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찾아가는 북한이탈주민 상담서비스’를 진행,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돕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 기간에는 북한에서 겪었던 아픔을 치유하고, 낯선 환경 탓에 굳게 닫힌 타인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친교 중심의 프로그램이 이뤄졌다.

숲과 함께하는 열린 대화와 집단상담이란 주제로 열린 ‘폭력없는 행복한 삶’은 상담사들과 북한이탈주민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의정부의 떡 명장과 함께한 ‘떡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던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렇게 진행된 친교 프로그램은 11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자연스러운 상담을 받는 촉매제의 역할을 했고, 본격적인 ‘1:1 멘토·멘티 상담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상담은 심리상태를 점검하고 취업, 의료, 법률, 심리 등으로 분야를 나눠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속적인 상담은 해당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을 개선시켰다.

실제 화상을 입었지만 바깥세상의 두려움으로 이를 손보지 못했던 주민이 용기를 내 치료를 받았고, 경제적 여건으로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한 여성도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100여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상담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의정부시사회복지사협회 김미희 대외협력위원장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교육 당시에는 딱딱한 환경 탓에 긴장을 하고 듣지만 막상 대처해야 하는 때가 오면 이를 잊어버리거나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상담을 시행한 결과 해당 인원들이 조금씩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두루누리 어깨동무는 북한전통음식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만드는 새로운 목표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주체가 된 기업을 형성해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강 대표는 “지금까지 만나 본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에서도 예전과 같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 안에 내재돼 있는 잠재력을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 희망 주고 싶어”

강은희 의정부 ‘두루누리 어깨동무’ 대표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롭게 출발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두루누리 어깨동무 강은희 대표는 약 40여년 동안 경기도 북부청사 여성복지과장, 여성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경기북부지역의 산 증인이다.

강 대표는 “경기북부청사가 들어선 2000년도 첫 여성복지과장을 맡으면서 여성복지와 함께 주한외국인교류사업, 탈북자사업 등 여성인권과 통일을 위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현장에서 활발히 뛰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다”면서 “이룬 성과도 있지만 반대로 아쉬움도 많은 공직생활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주요 업무가 여성정책이다보니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업은 많은 제약이 따랐고 사실 흐지부지하게 끝난 것이 많았다”며 “퇴직 후에도 이에 대한 미련이 남았고, 예전 경험을 살려 의미있는 일에 다시 힘을 보태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공직생활을 하던 지난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여성정책 세미나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일에 뜻을 품게 됐다.

이 자리에서 ‘조선족의 대모’라 불리는 박민자씨와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고, 그동안 이론·형식적으로 알았던 한민족에 대한 정의를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강 대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이 모두 북한이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박민자 대모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정체성과 꿈을 동시에 발견하게 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부푼 꿈으로 시작된 활동이지만 상황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특히 북한이탈주민들의 잘못된 생각과 인식을 개선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강 대표는 “몸은 북한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공산주의 체제에 머물러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까웠던 부분이었다”며 “예를 들면 자신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가 걸어서 10분 내에 있는데도 ‘거리가 멀다’, ‘가봤자 얻는 게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접근 자체에도 많은 애를 먹었고, 이런 부분은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주위의 비난의 눈초리도 사업을 하는 데 많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강 대표는 “주민들 일부는 확연히 들어나는 성과가 없는 점을 꼬집으며 ‘이제 그만해라’라고 비판의 날을 세운다”며 “북한이탈주민의 복지향상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두고 꾸준히 지켜보며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만든 북한음식을 토대로 사회적경제기업을 만드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강 대표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사업은 훗날 큰 의미를 나타낼 것”이라며 “지금의 한 걸음이 먼 미래 통일을 위한 주춧돌의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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