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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체험도 가능할 흉물(BEFORE) 마을 살리는 인계동 보물(AFTER)-4년간 변화

 

 

노숙자 숙박시설·탈선 장소 각인
2013년 3월부터 주민들 해결 나서
道 ‘따복공동체 공간조성’ 지원 선정

시설 정비 거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EM교육·프리마켓 등 통해 다채 활동
올레길·벽화골목 조성… 명소로 각광


‘수원다울공동체’를 찾아서

폐가는 도시 주변의 경관을 헤쳐 인근 주민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또 학생들의 탈선은 물론 각종 범죄의 장소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각 지자체의 골칫거리로 작용된다.그러나 이를 잘 활용한다면 해당 지역을 대표하고, 주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최근 도심 속에 무용지물로 전락한 ‘빈집’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그 중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다울공동체’는 흉물로 불렸던 주택을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형성에 목표를 두고, 봉사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다울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원 인계동에 위치한 다울공동체는 4여년 전만해도 주민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폐가였다.

도시의 미관을 헤치는 동시에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의 ‘아지트’로 활용되는 등 탈선행위를 위한 장소로 각인됐다.

뿐만 아니라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의 숙박시설로 이용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주민들은 대책 찾기에 나섰고,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3월부터 주민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 같은 해 10월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도의 ‘따복공동체 공간조성지원사업’에 선정돼 층계공사를 진행, 2층에 주민들을 위한 문화학습 공간이 마련됐다.

도어락과 화장실 1곳이 추가로 설치됐고, 다소 불안했던 전기공급도 원활하게 됐다.
 

 

 


이처럼 모두가 기피하는 폐가에서 주민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신한 ‘다울’은 ‘다함께 한울타리’의 줄임말로, 주민 모두가 하나된 공동체를 만들자는 뜻을 담고 있다.

다울공동체 송정은 대표는 “주민들이 함께 마을의 발전과 변화를 이뤄가자는 뜻으로 다울이란 이름이 지어졌다”며 “당초 계획은 자원을 활용한 마을만들기를 하려는 것이었지만 주민들의 감흥을 얻지 못했고,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과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프로그램들을 접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다울공동체에서는 ‘나혜석거리 프리마켓’, ‘EM교육’, ‘오픈라디오’ 등을 통해 주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온시민’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추진하는 ‘나혜석거리 프리마켓’은 작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한 달에 두 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돼 현재는 100여팀에 약 5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그 영역이 커졌다.

전체 수익금의 약 10%는 인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또 프리마켓에 참가하는 작가들을 초청해 주민들이 ‘한지공예’, ‘다도체험’ 등 문화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M체험교실’도 다울공동체의 특색 사업이다.

EM은 유용한 미생물이란 뜻으로 악취제거 및 정화 등에 효과가 있는 발효제다.

EM체험교실은 동네의 배수구와 식물 등에 EM을 뿌리며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참여 학생들에게 봉사시간이 수여된다.

이와 함께 ‘다울청소년봉사단’을 발족하는 등 청소년들이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오픈라디오’도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계동의 소식과 함께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인근 시장에서 마이크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지난 2014년 11월에는 과거 수여선 협객열차를 컨셉으로 ‘올레길’과 ‘벽화골목’을 조성해 주목을 받았다.

또 이같은 마을명소 탐방을 위한 ‘마을해설사’를 양성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지난 27일에는 경기도 따복공동체의 ‘팸투어’에서 공간활용의 우수사례로 꼽히는 등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 대표는 “앞으로도 문화체험 및 공동체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활동이 수원 인계동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 참여형 진행… 공동체 의미 되살려 뜻깊어”

송 은 정 수원 다울공동체 대표


“꺼져가는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다울공동체 송은정 대표는 폐가에서 주민들을 위한 곳으로 변한 지금의 공간이 위축된 공동체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했다.

송 대표는 “갈수록 마을에 대한 개념이 약해지면서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 같다”며 “이런 시점에서 주민참여형으로 진행되는 다울공동체의 활동은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16년 동안 한지공예를 중심으로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 봉사를 해왔다.

그러던 중 주민들의 걱정거리였던 폐가를 주민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평소 공동체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주민들의 추천으로 대표직을 자연스레 수렴하게 됐다.

이후 지금까지 한지공예, 다도공예, 방앗간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에 앞장서면서 다울공동체의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올레길·벽화마을 등 마을명소에 대한 소개를 하는 이른바 ‘마을해설사’ 양성과 마을의 주변을 청소하는 ‘다울청소년봉사단’은 인계동의 자랑거리로 떠올랐다.

송 대표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민들을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과물이 나오고 변화하는 것이 보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 3년 동안은 프로그램의 구축과 주민 참여 모두가 원활히 진행됐고 마을의 분위기를 개선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

최근 다울마을 일대가 재개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활동들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문화협동조합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송 대표는 “마을이 없어져도 주민들을 이어주는 공동체 활동은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협동조합 구축은 다울공동체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활동은 취미생활을 넘어 사람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하나된 공동체와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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