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이 오는 10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수원화성 완공 축하를 위해 마련한 궁중 연회인 ‘낙성연’ 재현을 앞두고 갑작스레 억대의 예산을 들여 동일한 주제의 공연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수원문화재단의 이번 공연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초 알려진 학술대회도 아닌데다 일부 업체들과 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주먹구구식 행사 추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4일 수원문화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화성행궁 일대에서 정조대왕이 수원화성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궁중 연회인 ‘낙성연’ 재현 행사를 진행해왔고, 올해도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수원화성 국궁터에서 1시간 동안 ‘낙성연’ 재현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단은 최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화성성역의궤’ 한글 컬러판 발견 이후 갑작스레 사업비 1억5천여만원을 들여 중복된 주제를 재현하는 기획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재단은 ‘정리의궤’에 수록돼 있는 채색본 ‘낙성연도’의 그림 아래 좌우 2곳의 채붕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고증과 자문을 통한 재현을 취지로 밝혔지만, 정작 수원지역 정조학 등의 권위자들을 제외한채 일부 국악인 등을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했다 변경하는 등 오히려 갈등과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무대와 채붕, 호랑이탈 제작 등에 예산 대부분이 투입되는데다 영상 등 공연을 위한 각종 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졸속 추진이란 거센 비판과 함께 한달 후 화성문화제 공연과의 별개 진행에 대한 설득력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속에 ‘재단 대표의 치적쌓기용 공연’ 의혹마저 불붙은 상태다.
시의 한 관계자는 “정리의궤 낙성연도 컬러판 발견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억대의 예산을 추가로 들여 중복된 공연을 한다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차라리 기존 공연에 사업비를 증액해 더 충실한 공연으로 만들지는 못할 망정 아직까지 계약서조차 쓰지 않은 업체들이 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졸속 추진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을지 뻔하다”고 비난했다.
문화계 한 관계자도 “가뜩이나 지원이 편향적으로 되면서 좋은 공연에도 추진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예산낭비이자 횡포”라며 “정황상 대표이사가 새로 부임했다면 자신의 치적쌓기용 행사로밖에 더 판단되겠느냐.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낙성연을 주제로 한 중복된 사업은 맞지만 10월에는 낙성연도 채색본 발견 전을 주제로 뮤지컬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9일과 10일 공연은 정리의궤에 수록된 채색본 낙성연도가 처음 확인되면서 고증과 자문을 통해 재현하는 행사로 의미가 다르다. 일부 업체와는 빠른 시일내에 계약서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