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지난 2009년 시승격 60주년을 맞아 조성한 정조대왕 능행차 거리의 조형물이 곳곳이 갈라지고 변색되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1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9년 시승격 60주년을 기념해 총 5억6천여만원을 들여 장안구 만석공원 일대에 정조대왕의 능행차 거리를 조성했다.
약 200m 구간에 조성된 정조대왕 능행자 거리는 소나무와 관목 등이 심어졌으며, 특히 진입광장의 원형화단에는 능행차연시 모습을 형상화 한 실제크기의 사람과 말 조형물을 제작·설치했다.
그러나 해당 조형물이 금속 와이어로 만든 뼈대 위에 이끼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토피어리’로 만들어져 타 재질의 조형물에 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장기간 부실하게 관리된데다 보수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변색과 갈라짐이 심각한 상태다.
말에 탄 정조대왕 조형물을 비롯해 주변 6개의 기수 조형물은 곳곳이 눈에 띄게 갈라져 있으며, 기수 조형물 중 하나는 요대가 사라져 있었다.
또 다른 기수 조형물은 목 부분의 갈라짐이 심해지면서 현재는 크게 꺾여 있는 상황이다.
시민 김모(37)씨는 “저지경이 된 지가 한참인데, 다른 것도 아니고 ‘수원의 인물’이라고 소개하는 ‘정조대왕’에 대한 조형물이 방치되고 있다니 볼썽 사납다”고 말했다.
도내 한 토피어리 전문업체 관계자는 “수태(나무 이끼)가 사용된 대형토피어리는 주기적인 수분 공급 등 관리가 필요해 2~3개월 단위 행사에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관리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적정 수명은 5~7년 정도가 적당하고, 주기적인 보수가 요구된다. 현재 상태로는 거의 관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형물 설치가 7년 넘게 지나 그간의 보수 내용 등 확인은 어렵지만 부분 보수 시 색감 차이 등을 우려해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해당 조형물을 다시 토피어리로 제작할 지, 다른 재질의 것으로 바꿀지 등이 정해져야 구체적인 정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