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제 고용 보완’ 설문조사후
‘같은 부서 일반직이 능력 평가’
업무 전문성 외 ‘별도평가’ 검토
“지금도 인격모독 몸서리 치는데
개인친분 따른 평가돼 눈치보기”
도내 임기제 직원들 한탄·분노
경기도가 도내 임기제 공무원을 대상으로 ‘평판조회’ 제도 추진을 검토,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평판조회’가 정규직 공무원이 같은 부서 비정규직의 근무 지속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 유발은 물론, 비정규직 공무원의 불안감만을 증폭하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일 도내 일반직 및 임기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도내 임기제 공무원은 일반임기제, 시간선택제임기제, 한시임기제 등 총 280여명이다.
인식도 조사 설문에는 A4용지 4~5장 분량으로 임기제 공무원의 필요성, 전문성 여부, 연봉의 합당성, 채용절차 투명성 등 약 20개 문항이 채워졌다.
도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임기제 공무원의 계약연장(최대 5년) 또는 계약만료 후 재계약 등에 ‘평판조회’ 제도 도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평판조회’는 일부 사기업에서 행해지는 직원 평가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임기제 공무원의 계약 연장시점 또는 재계약 시점에서 해당 부서내 공무원들로부터 능력을 평가받는 제도다.
이같은 ‘평판조회’ 도입 검토 계획이 알려지자 임기제 공무원을 중심으로 그동안 참았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임기제 공무원 A씨는 “지금도 계약연장이나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 상급 공무원들의 인격 모독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라면서 “이제는 같은 부서 내 동료에게도 이것저것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평판조회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임기제 공무원 B씨도 “전문성이 아닌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평소 개인 친분에 따라 주관적인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며 “지금도 불합리한 비정규직의 계약 연장 과정을 개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정규직 갑질을 부추기면 우리는 어느 누구를 믿고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한탄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평판조회는 아직 계획안을 작성하거나 구체화된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임기제 공무원의 연봉이나 계약연장, 계약기간, 전문성, 필요성 등 다양하게 거론되는 문제에 대한 개선방법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의 ‘지방공무원 인사분야통합지침’에 따라 일반임기제 및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의 근무기간은 총 5년 범위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
도는 임기제 공무원 계약기간에 대해 최초 2년 계약후 2년, 1년 순으로 최대 5년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슬하기자 rac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