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호매실지구 중·소형
프리미엄 4천~7천만원 줘야
입주 수년 지난 광교신도시는
최고 1억5천만원에도 품귀현상
“이게 주거복지 차원 주택이냐
LH는 뭘하고 있나” 서민들 공분
LH “적법 양도땐 단속못해” 해명
공공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이 억대의 웃돈이 붙어 암암리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수원 호매실지구 내 B-7블록 LH 15단지(1천29세대) 10년 공공임대주택 면적 84㎡ 로열층의 거래 가격은 보증금 9천400여만 원에 임대료 월 38만 원의 임대조건과는 별개로 프리미엄이 5천만 원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또 인근 분양임대주택인 A-4블록 LH 13단지(1천428세대)는 면적 59㎡ 저층이 보증금 6천500만 원, 월 15만 원이지만 6~7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으며, 공공임대주택인 B-6블록 LH 5단지(1천318세대) 면적 84㎡ 역시 4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줘야 거래할 수 있다.
이처럼 호매실지구뿐 아니라 경기지역 인기가 좋은 신도시에서는 수천만 원부터 많게는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황에서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2013년 11월 입주한 수원 광교신도시 내 A10블록 LH 휴먼시아 60단지(701세대)는 면적 84㎡ 10층 이하 저층임에도 보증금 2억원에 임대료 29만원인 조건과는 별개로 프리미엄만 1억5천만 원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고, 주변에 위치한 A11블록 LH휴먼시아 62단지(637세대), A30블록 LH 휴먼시아 41단지(1천117세대)도 각각 1억3천만 원, 8천만 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였다.
이처럼 정부가 저소득, 취약계층 등을 위한 주거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무주택 서민이 시중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공임대주택이 억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애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시민 고모(44·수원)씨는 “말이 좋아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지 지금은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줘도 살 수 없을 정도”라며 “서민들이 LH에 산다는 말은 옛말이다. LH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적법성을 떠나 제도 자체가 허점투성이”라고 토로했다.
광교신도시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공공임대주택 단지마다 물건이 1~2개씩 있는데 1억5천만원 이상씩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며 “현재 거주지와 새로 이전하는 거주지 간의 거리가 40㎞ 이상 되는 등 조건만 맞으면 임차권 양도가 허용되기 때문에 거주가 아닌 투기 목적으로도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정도”라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공공주택 특별법상 조건이 맞으면 임차권의 양도가 허용되기 때문에 계약자 간 서류심사를 거치면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며 “프리미엄이 어디에 얼마나 붙었는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런 사실이 있는지도 몰랐다. 불법 전대가 아닌 이상은 단속 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상훈·손정은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