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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전통… 흥겨운 소리… 어찌 취하지 않으리

 

국악소녀 송소희 등 출연
남녀노소 즐거운 추임새

경기도립국악단 연주에
민요·태평소 등 이색 무대

비보잉과 하나된 국악
1천여 관객들 무한매력에 푹


남녀노소 격이 없이 어깨를 들썩이고 큰소리로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얼마나 될까.

16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은 우리 소리와 함께 한바탕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국악인 남상일 씨의 사회로 진행된 페스티벌은 경기도립국악단의 연주로 민요와 태평소·목금·양금 협주곡, 비보잉과 사물놀이 등 국악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좋다, 얼씨구~” 관객들의 추임새 소리로 문을 연 공연은 국악기 소리와 현대적 선율이 어우러진 ‘프론티어’를 경기도립국악단의 연주로 선보이며 이색적인 무대로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지는 태평소 연주곡 ‘검은 평화’는 대금과 아쟁의 구슬픈 소리를 바탕으로 태평소의 힘있는 소리가 더해져 검은 평화의 이미지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 현악기가 빠른 템포로 긴장감을 조성하는가 하면 태평소의 독주 부분에서는 기교있는 소리가 더해져 지금껏 듣기 어려웠던 태평소의 깊은 소리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었다.

쉽게 보기 어려운 중국 악기 연주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목금 협주곡 ‘종달새’는 실로폰과 비슷한 목금을 빠르게 치는 연주법을 통해 종달새가 지저귀듯 발랄하고 경쾌한 소리를 완성했으며 철사줄을 튕기며 소리를 내는 양금 연주도 평소에 듣기 어려운 소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남상일, 경기도립국악단 성악단원, 국악소녀 송소희가 출연한 민요 공연은 관객들이 함께 따라부르며 추임새를 넣는 등 가장 호응이 좋았다.

최근순 경기도립국악단 성악 악장은 깊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긴아리랑’을 열창, 그야말로 ‘구성진’ 소리를 선보였으며 하지아, 심현경 단원들과 함께한 ‘창부타령’과 ‘뱃노래’는 귀에 익숙한 멜로디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불러왔다.

특히 가을비가 내리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민요가 어우러져 소리를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국악소녀 송소희는 젊은 국악인답게 청아하고 깔끔한 목소리로 ‘강원도 아리랑’, ‘홀로아리랑’ 등의 곡을 노래했다.

국악인 남상일은 국악의 흥을 느낄 수 있는 신명나는 무대를 꾸몄다. “얼쑤, 좋~다” 등 관객들의 추임새를 유도하며 보부상들이 장에서 펼쳤던 ‘장타령’을 리듬감있고 친숙한 목소리로 선보인 그는 제주, 강원도 아리랑을 메들리로 구성한 ‘민요연곡’으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끝으로 비보잉과 국악이 하나된 무대가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비보잉팀 리드모스크루 5명과 경기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 5명이 함께한 공연은 사물놀이와 비보잉이 대결하는 무대로 연출, 화려한 춤에 이어 상모와 버나를 돌리며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객석 760석을 넘어 1천여명의 관객이 들어찬 수원 제1야외음악당은 국악의 흥겨운 가락으로 행사의 제목 그대로 축제의 장이 됐다.

“소중한 우리 소리를 아끼고 가까이 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국악페스티벌은 더욱 의미있고 가치있는 자리였다”는 남상일 씨의 말처럼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은 국악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별취재팀
 

 

 

 


“김치와 된장 맛 처럼 우리 국악 맛에도 공감 느껴 뿌듯”

사회자 남상일씨

집이 화성이라 수원이 생활권
동네 주민들과 놀듯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


“해외에서 김치와 된장을 그리워하듯 우리는 국악에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이 그 정서를 찾을 수 있는 계기 될 것입니다.”

16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에서 민요 공연으로 우리음악의 진수를 선보인 남상일 씨는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우리 음악의 흥을 전하는 국악인으로 유명한 남상일 씨는 “국악이라고 하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이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국악과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김치와 된장이 맛있다고 느끼듯, 우리는 국악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가슴에 와닿는 부분 있다. 다만 많이 접하지 못해 느끼지 못했을 뿐, 국악을 직접 현장에서 들으면 공감의 정서 발견할 수 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경기국악페스티벌은 오가는 시민들이 어렵지 않게 국악의 소리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가을비가 땅을 적시며 운치를 더한 이날 공연은 국악기와 민요의 조화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 남상일 씨는 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장소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곡을 무대 위에 올렸다.

그는 “장타령은 장터에서 보부상들이 불렀던 곡으로 빠른 템포를 바탕으로 한국적 정서가 담긴 가사로 젊은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곡으로 남도, 제주, 경기민요를 엮은 민요연곡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수원에서 주로 생활하는 남 씨에게 이번 페스티벌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의미였다. 그는 “집이 화성이라 생활권이 수원이다. 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주민들과 노는 느낌으로 더 편하고 신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수원 도심 한가운데 녹지가 어우러진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이날 공연이 국악을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남 씨는 “국악은 원래 야외에서 하는 음악이다. 각자 음악을 듣고 추임새를 넣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즐길 수 있어 더욱 집중이 잘됐던 공연이었다. 공연 전에는 날씨가 흐려 걱정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오히려 관객들이 비를 피해 옹기종기 모여 공연의 집중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는 사람이 죽었을 때도 노래를 부를 만큼 소리와 함께하는 민족이다.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이 우리 소리를 즐기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돼 국악인으로써 기쁘고 뿌듯한 자리였다”고 밝혔다./특별취재팀

 



국악가족 박은선씨·이현서군

아빠 아쟁 연주에
엄마는 ‘덩더쿵’
5살 아들은 ‘어깨 들썩’


“신비함과 웅장함을 고루갖춘 소리가 우리 국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죠.”

빗속에서도 성황리에 개최된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은 ‘우리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모인 관람객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 중에서 박은선(36·여·용인시 상갈동) 씨와 이현서(5·남) 군은 ‘국악가족’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학 시절 국악을 전공하며 꿈을 키워왔던 박 씨는 “이렇게 공연을 찾을 때면 열정을 쏟았던 옛 시절이 생각나 추억에 잠기곤 한다”며 “아이에게도 우리 고유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연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경기도립국악단’ 소속으로 아쟁을 연주하고 있는 남편이 공연을 펼쳐 특별함을 더했다.

박 씨는 “아버지의 연주하는 모습을 아이가 보며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다”며 “오늘 아버지의 공연이 아이에게 멋진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국악을 한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최연소 관람객’이었던 이 군은 음악당 맨 앞줄에서 아빠를 응원하며 금새 공연에 빠져들었다.

국악을 전공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많은 공연을 접한 이 군은 음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최근에는 화려한 춤사위에 흥미를 느껴 ‘비보이(B-BOY)’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이 군은 “눈 앞에서 펼쳐진 형, 누나들의 사물놀이 공연이 인상깊었다”며 “아버지처럼 이런 멋진 공연에 나설 수 있는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별취재팀
 

 

 

 


우리가락 알리미 역할 톡톡… ‘얼쑤 좋구나~’

화성두레농악보존회

상모돌리기 등 공연에 박수갈채
전국대회 마다 우수 성적 거둬
새로운 주역 발굴·육성도 노력


“우리 지역 농악을 발굴·복원하며 잊혀져가는 우리 농악의 알리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6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 2016 경기국악페스티벌의 사전공연을 책임진 (사)화성두레농악보존회는 화성 지역 농악만의 가락을 조사·발굴해 그 안에 담긴 조상들의 두레정신을 선양하고자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신현경 (사)화성두레농악보존회 사무국장은 “화성 각 지역에 산재돼 명맥을 이어오던 화성두레 가락을 발굴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시키고 이를 다시 화성 전역에 전수하고자 뜻 있는 분들이 모여 만들어진 단체”라고 보존회를 소개했다.

이날 (사)화성두레농악보존회는 식전 행사에서 화성 두레농악 공연을 선보이면서 한 몸처럼 일사분란한 상모돌리기와 평소 접하기 힘든 무동놀이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무동놀이는 무동과 ‘잽이’의 현란하고 능숙한 공연으로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같은 수준 높은 공연 실력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2회 차상 수상을 비롯해 전국단위 대회에서 매 대회마다 우승을 다투는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전국에 화성두레농악을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꾸준히 전국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화성시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농악이 이뤄졌는지 대회 참가를 통해 전국에 많이 알리게 됐다”며 “이를 통해 화성 두레농악과 보존회의 인지도도 많이 높아지면서 전국의 축제와 해외에도 초청돼 우리 지역 농악을 보다 널리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사)화성두레농악보존회는 새로운 주역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노력으로 청소년 예술단과 창작타악연희단을 산하단체로 구성해 전통의 계승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전통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강좌도 개설, 지역 농악의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화성 지역 농악이 평택과 오산, 수원 등 인접 지역과 영향을 주고 받았음을 고려해 충청 이북 지방의 ‘웃다리 농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현경 사무국장은 “화성시뿐 아니라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 농악의 저변을 확대하고, 잊혀져가는 우리 가락을 전파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 보존회는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농악 한마당을 펼쳐나가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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