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감독: 최국희
출연: 유지태/이정현/이다
윗/정성화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쓰러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있는 것을 뜻하는 ‘스플릿(split)’.
9일 개봉하는 영화 ‘스플릿’은 남녀노소에게 친숙한 스포츠인 볼링 경기 이면에 숨겨져 있는 도박 볼링의 세계를 색다른 액션과 드라마로 녹여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 때는 볼링계의 전설로 불렸으나 지금은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으로, 밤에는 도박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철종’. 별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 앞에 어느 날 볼링에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영훈’이 나타난다.
영훈에게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엿본 철종은 곧 그를 자신의 파트너로 끌어들이게 되고 최강의 팀을 이룬 두 사람은 도박볼링판의 잔뼈굵은 브로커 희진의 주도 아래 인생을 바꿀만한 큰 판에 합류한다.
여기에 철종과 끈질긴 악연을 자랑하는 두꺼비까지 가세, 비열하고 냉혹한 모습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키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각종 갬블링, 내기 바둑 등 도박 소재 영화의 계보를 잇는 ‘스플릿’은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볼링공처럼 흥미진진한 액션과 드라마로 무장, 치열한 도박볼링 세계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영화는 쓰랑꾼 신드롬을 일으키며 사랑받아온 배우 유지태를 비롯해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권해효가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특히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배우들의 볼링 실력. 영화 촬영 전 태어나서 딱 한 번 볼링을 쳐봤다는 유지태는 실제 연습 초반에는 0점의 점수에서 시작, 4개월 이상 매일 하루 4~5시간씩 볼링 연습에 매진한 결과 영화 촬영이 마무리 될 무렵에는 250점을 육박하는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스탭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배우 정성화 역시 철종에 버금가는 볼링실력을 자랑하는 두꺼비를 연기하기 위해 유지태와 함께 오랜 시간 볼링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볼링 연습으로 인해 생긴 팔다리 근육통을 안고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는가 하면,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등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으로 영화를 향한 열정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두 배우의 피나는 연습으로 탄생한 철종과 두꺼비의 피튀기는 승부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완벽하게 장식하며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자랑하는 볼링장의 등장도 볼거리다.
“볼링장이라는게 다 네모 반듯하게 비슷해서 좀 특이한 구조의 볼링장, 혹은 특정 느낌의 볼링장을 찾기 위해 전국에 있는 볼링장은 다 가봤다”는 최국희 감독의 말처럼 로케이션에 공을 들인 영화는 일반 볼링장부터 철거되기 직전의 허름한 볼링장,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화려한 락 볼링장 등 각기 다른 분위기와 색깔의 공간이 다양하게 등장해 눈을 사로잡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