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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로 어촌 부흥 희망 캐는 사람들

시화호 방조제로 잃어버린 황금어장

 

안산 ‘영전마을’ 찾아서

화성, 시흥, 안산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는 시화호는 과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곳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바다에 나가 그물을 건지면 매번 ‘만석’이 돼 돌아왔고, 그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대대손손 살아왔다. 그러나 1990대 중반 당시 아시아 최대의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이러한 모습은 점점 그 발자취를 감추게 됐다. 방조제가 완공된 이후에는 주변의 산업단지와 도시지역에서 흘러 들어오는 폐수들로 수질이 악화되면서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아픔을 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마을들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영전마을’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영전마을은 염전식물 ‘함초’를 활용한 먹거리 조성과 함께 주변 마을과의 협력체계를 구축, 향후 마을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주민들과 함께 활기찬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영전마을’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민, 수산물 이용해 생계 유지
방조제 만들어진 후 어려움 가중

마을 역사 담은 박물관도 개관
‘퉁퉁마디’ 활용한 음식 개발
이웃마을과 네트워크 확대나서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 영전마을의 주민들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을의 특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 개발, 다른 마을과의 소통 등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열린 ‘영전마을 퉁퉁마디 축제’는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축제는 영전마을이 자랑하는 ‘퉁퉁마디(함초)’를 접목한 음식을 만들면서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또 그동안 영전마을의 역사와 희노애락이 담긴 ‘마을박물관’을 개관하며 마을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박철홍 영전마을 통장은 “우리 마을은 옆바다 시화호에서 나오는 수산물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들어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생계수단이 사라져갔다”며 “바다가 있는 우리 마을은 퉁퉁마디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이같은 특색을 살려 이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 외부에 알려보자는 계획으로 축제를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영전마을이 퉁퉁마디를 내세워 개발하고 있는 주요 음식은 칼국수, 부침개, 떡 등이다.

특히 대부도의 ‘바지락 칼국수’가 많은 이들에게 각인돼 있는 점을 감안, ‘퉁퉁마디 칼국수’라는 신메뉴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퉁퉁마디는 미네랄이 풍부한데다 식물 자체에 ‘특유의 짠맛’이 있어 별도의 양념을 첨가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또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나아갈 미래를 담은 마을박물관도 주민들의 당찬 도전 중 하나다.

마을회관에 꾸려져 있는 박물관은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은 백발이 된 노인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 현재는 구경하기 힘든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 자체가 전시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진열된 물품은 보리·콩 등의 껍질을 벗기는 ‘도리깨’, 수확한 수산물들을 보관했던 ‘어구’, 대나무를 쪼개 일정한 간격으로 만든 ‘바디’ 등이다.

이와 함께 이웃마을인 고잔1동과의 협약을 통해 주민들 간의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두 마을은 고잔동의 특산품인 간장, 된장, 고추장과 영전마을의 함초를 결합한 신규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내년에는 마을의 특산품을 결합한 음식을 만드는 체험학습 공간을 만들어 교류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철홍 통장은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며 “퉁퉁마디 축제의 발전과 함께 이와 관련된 사회적기업 또는 협동조합 설립을 구상 중이다. 주민들이 모두 웃으며 생활하고 또 타지에서도 찾아오고 싶은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다·산 한눈에… 갈대 습지 등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할 것”

박 철 홍 안산 영전마을 통장


지난해 일본 나가노 벤치마킹
우동학교 견학… 체험공간 계획

퉁퉁마디 칼국수 신메뉴 개발
“주민 힘합치면 좋은 결과 기대”

“모든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죠.”

박철홍 영전마을 통장은 주민들과 마을이 나아갈 향후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평생을 영전마을에서 살아온 박 통장은 “우리 마을은 바다와 산을 한 눈에 훤히 드러다볼 수 있는 경이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광범위한 갈대가 어우러진 습지와 갯벌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라며 “이러한 자원들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퉁퉁마디 축제’와 고잔1동과의 협약은 앞으로의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다.

지난해 11월 안산의 ‘좋은마을만들기’의 일환으로 일본 나가노를 방문하게 된 박 통장은 그곳에서 마을 주민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전마을의 미래를 위한 구상을 하게 됐다.

또 일본의 ‘우동학교’를 견학하면서 이를 접목한 학습 겸 체험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통장은 “체험활동 이후 일본을 동행했던 고잔1동 주민대표와 의견을 나눴는데 영전마을에는 퉁퉁마디가, 고잔1동은 주민들이 칼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이에 서로 마을의 특색을 살려 ‘퉁퉁마디 칼국수’라는 메뉴를 개발하자는데 의견을 일치했고 이를 시행에 옮기게 된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지난 세월동안 영전마을의 역사를 담은 ‘마을박물관’을 개관, 세대 간의 공감 형성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마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한 마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박 통장은 “아직 시작단계고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많지만 평생을 같이한 마을과 주민들이 함께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도전이 좋은 선례로 남아 타 지역에도 희망을 선사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퉁퉁마디’란

바닷가에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전체가 다육질이고, 녹색이지만 가을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줄기는 곧추서며 마디마다 양쪽으로 퉁퉁한 가지가 갈라지고 높이 10∼30cm이다. 잎은 마디의 윗부분에 마주나며 비늘 조각 모양이다. 꽃은 8-9월에 핀다. 열매는 포과이며 납작한 난형이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울릉도에 자생한다. 러시아, 일본, 중국, 아프리카, 유럽, 북미에 분포한다.

/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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