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만난 세월호 희생자 고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 씨는 “희망을 보는 것 같았다”며 잠시 눈시울을 글썽였다.
전씨는 “지난 2년7개월 동안 부모들의 가슴에 맺혀 있었던 것, 풀리지 않는 것이 있었다”며 “부모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즐겁고 한편으로는 슬픈, 복잡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가 잘 끼워진 것 같아 부모들 모두 ‘오늘 만큼은 춥지 않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터져나오고 있는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에 대한 여러 보도들에 대해서는 “(소식을 들은 때마다) 격한 감정이 들고 마음이 더 답답해 진다”면서도 “머리를 했든, 주사를 맞았든, 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왜 구하지 못했고, 304명의 생명을 왜 구제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흔들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만이 넘는 국민들의 촛불이 있었기에 지금의 순간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유가족 모두 처음에는 갖은 수모와 욕설을 들으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걸어왔던 것이, 이렇게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통의 길로 이어진 것 같아서 잘 견뎌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집에 초등학교 6학년 자녀가 있다는 전씨는 “그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뛰어다니는 것은 첫 아이도 소중한 아이였기 때문”이라며 회한에 잠기기도 했다.
이어 “부모들 모두 등에 250명의 아이들을 짊어지고 다니고 있다. 아이들을 포함해 304명 모두의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표했다.
전 씨는 “안전한 사회를 이뤄낼 때까지 국민들께서 그 마음을 계속 안고 가 주시기 바란다”며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 꺼진다는 말도 있었지만 국민들께서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