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체육관 대관
V리그 진행중인데도 계획수립
업체측 대관 여부도 문의 안해
배드민턴경기장 행사장소 섭외
업체 대신 도체육회가 직접 나서
계약 내용 변경도 구두로만 협의
<속보>경기도체육회가 주최·주관한 ‘2016 경기도 스포츠 페스티벌’이 홍보 부족과 부실한 프로그램 등으로 졸속 운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본보 12월 6일자 14면) 행사 용역업체가 입찰 과정에서 제출한 제안서 내용 대부분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이 제안서를 바탕으로 체결한 계약서에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제재 등을 제대로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실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본보가 경기도체육회로부터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S업체 측의 제안서에 따르면 업체 측은 당초 ‘2016 경기도 스포츠 페스티벌’ 개최 장소로 수원체육관을 대관하고 프로그램도 ‘스포츠스타 팬 사인회’, ‘밴드 스트레칭’, ‘e스포츠체험’, ‘VR체험’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시 및 판매 부스가 설치되는 스포츠 산업관 참가업체도 38개 업체를 섭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행사 장소인 수원체육관은 프로배구 V리그 경기가 열리는 장소로 행사 관련 입찰에 들어간 지난 10월에 이미 배구 시즌이 시작돼 타 행사를 위한 대관 허가가 이뤄지지 않는 시기였으며 S업체 측의 대관 문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측이 대관 가능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제안서를 작성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 3~4일 행사가 진행된 만석공원 내 배드민턴경기장도 S업체가 대관한 것이 아니라 도체육회 측이 나서 대신 대관 한 것으로 확인돼 계약 수주자인 S업체가 행사장소 및 참가팀(업체) 섭외 등에 대한 선정 일체를 담당하도록 한 계약서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다.
또 행사 준비과정에서 ‘스포츠스타 팬 사인회’ 외에도 ‘밴드 스트레칭’, ‘e스포츠체험’, ‘VR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됐고 스포츠 산업관에 참가한 업체도 제안서에서 밝힌 38개 업체의 절반인 19개 업체 만 참가해 S업체가 계약 내용을 대부분을 부실하게 이행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계약서 상에는 ‘행사 내용을 발주처와의 협의하에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 만 적시돼 있을 뿐 계약 불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조치는 나와있지 않았다.
도체육회 측은 업체와 행사 내용 변경을 협의했다고 밝혔지만 변경 내용을 구두로만 협의했을 뿐 문서화하지 않아 계약 과정부터 S업체의 편의를 봐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제안서는 행사의 계획서이기도 하다. 발주자(기관)로서는 수주업체가 낸 제안서 대로 행사가 추진될 것으로 보고 계약을 하게 되는 만큼 제안서 내용이 부실하게 진행되거나 불이행 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제재도 계약서에 명시해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해야 하는데 마치 서로 합의만 하면 얼마든지 행사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식으로 계약서가 작성됐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체육회 관계자는 “당초 행사 시기와 장소가 계속 변경되면서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보니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제안서 내용 변경 등을 모두 업체와 구두 협의로만 진행하고 문서화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며 “변경된 행사 내용을 철저히 검토해 정산 작업 때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