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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편한 ‘갈대발 가림막’ 새들에겐 짜증

수원 서호공원 탐조대 부실
당초 볏짚 사용… ‘관리 어렵다’ 이유로 교체
위장 효과 낮고 방음 안돼 민감한 철새들 도망
일부 훼손 ‘눈살’… 市 “보수할 때 재질 고려”

 

수원의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서호공원에 설치된 간이 탐조대의 가림막이 갈대발로 돼 있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는 당초 가림막으로 볏짚을 사용했지만, 관리상 편의를 위해 갈대발로 교체했던 것으로 확인돼 편의주의 행정이라는 눈총도 받고 있다.

18일 수원시와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팔달구 화서동에 위치한 서호공원은 가마우지와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 물닭 등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찾는 지역 대표 철새도래지로 시는 지난 2012년 서호 동쪽 산책로 약10여m 구간에 80만원을 들여 각목과 볏짚으로 만든 간이 탐조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산책로 바로 옆에 설치돼 다수의 시민이 간이탐조대를 이용할 경우 정체가 빚어지는 현상이 발생, 시는 이듬해 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나무 데크를 만들어 간이 탐조대를 재설치 했다.

그러면서 가림막으로 사용해 온 볏짚은 잦은 손상으로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갈대발로 교체했다.

문제는 탐조대의 원래 목적이 철새를 자극하지 않고 몸을 숨기면서 생태를 관찰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인데, 갈대발의 경우 가림막으로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몸을 완전히 숨길 수도 없는데다 방음 효과도 없어 가마우지와 같이 민감한 철새들은 시민들이 탐조대에 다가가기만 해도 다른 곳으로 도망가기 때문이다.

18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해당 간이탐조대에서 확인 가능한 철새는 물닭 10여마리에 불과했고, 경계심이 많은 가마우지는 보이질 않았다. 그나마 가림막으로 설치한 갈대발도 일부는 뜯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너덜너덜해져 흉물로 변해 있어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눈살도 찌푸리게 했다.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탐조대를 이용했던 한 시민은 “보통 600mm 렌즈면 (철새 사진을 찍는 데) 충분한데, 서호공원 탐조대는 근처만 가도 민감한 새들은 모두 도망을 쳐서 제대로 촬영하기가 어렵다”며 “두툼하게 볏짚을 세우고 렌즈를 밀어 넣거나 눈만 내놓을 작은 구멍 정도만 만들어 방음도 되도록 해야 하는데 (갈대발이라) 의미가 없다. 탐조대를 그냥 서서 새 보는 곳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탐조대 가림막 재질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볏짚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곧 보수 계획을 세울 예정에 있는 만큼 가림막의 재질에 대해서도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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